수출 전선에 '비상등'이 켜졌다.
전 세계 동반 경기침체로 이미 수출의 위축이 11월부터 본격화되고 있는 상태에서 올해 세계 교역이 1982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역시 지난해 수출(약 4천230억 달러 예상) 수준만 유지해도 '합격점'인 상황이지만 정부는 올해 수출목표를 계량상 전망치인 4천300억 달러보다 한층 높은 4천500억 달러, 무역흑자 목표를 100억 달러로 제시했다.
단순한 정책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계속되는 외국인들의 투자자금 회수 등 자본 유출을 상쇄할 외화를 벌어들이면서 산업생산과 고용을 유지할 유일한 활로가 수출에 달린 상황이다.
◇ 바이어 부르고 물건 팔러 나가고
1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정부와 코트라,무역협회 등 수출 유관기관들은 새해 벽두부터 대대적인 수출 드라이브 정책을 펼칠 계획이다.
어려운 경영사정 등으로 수출 중소기업들의 적극적 해외마케팅이 어렵다는 사정을 감안해 우선 오는 8일 세계 각국의 바이어 1천여명을 대거 서울로 초청해 대규모 수출 상담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지경부 당국자는 "각종 수출 마케팅행사의 규모를 대형화하고 연계지원을 강화해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라며 "상반기에는 하루 평균 2회의 수출 마케팅 행사를 벌여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또 2월에는 태국 방콕에서 우리나라와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면서 새로운 수출 전략지로 부상한 아세안 지역 바이어 300여명을 초청하는 대형 한국 상품전을 열 예정이다.
이희범 무역협회장은 "우리나라 수출의 70%를 차지하는 개발도상국들이 내년에도 5.1%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며 개도국 시장을 중점 공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수한 상품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해외시장에서 인지도가 낮아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출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해외 인지도가 있는 공기업 코트라가 상품의 품질을 보증하고 수출보험공사가 전용 보험상품으로 돕는 '보증 브랜드제'도 시행된다.
코트라 관계자는 "코트라 마크를 다는 보증 브랜드제를 통해 3억 달러 가량의 수출 증대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수출보험공사는 예년의 20배 이상 많은 3천100억원 규모의 정부 출연금을 바탕으로 수출보험과 보증 공급규모를 지난해 130조원에서 170조원으로 대폭 늘리고 위험지역으로의 수출 확대를 위해 상반기까지는 불가피한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임직원의 책임을 묻지 않는 한시 면책제도도 시행하기로 했다.
◇ "다른 나라 부양책은 수출기회"..틈새 뚫기 나서
정부와 수출업계는 미국과 유럽,중국,일본 등 각국이 펼치는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수출의 기회로 활용한다는 전략도 세웠다.
내수 진작으로 수요 증대가 예상되는 에너지.환경 및 정보기술(IT) 인프라 부문 사업에 적극 참여하기 위해 3월 미국 연방정부의 IT조달 박람회와 하노버 정보통신 박람회, 6월 국제태양에너지 박람회(독일) 등에 모두 대대적으로 참가할 방침이다.
자동차부품 수출을 늘리기 위해 '코리아 오토파트 플라자'를 5월에는 미국, 6월에는 체코에서 열고 7,10월에는 독일에서 개최할 계획이다.
만성 무역적자에 시달리는 일본지역에서는 '엔고'를 최대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1월에는 일본 소비재시장을 겨냥해 일본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라쿠텐에 국내 업체들이 입점하도록 하고 4월에는 일본 대형 유통업체들을 국내로 불러들여 국내 상품구매를 촉진하는 방안이 시행된다.
또 9월에는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부품 수출 상담회도 열어 일본 기업들의 한국산 부품구매 확대를 노릴 예정이다.
새로운 수출 성장지역인 중남미,아프리카 지역은 자원개발와 IT 대형 프로젝트를 수출 타깃으로 설정했다.
자원부국 브라질 시장에서는 자원개발과 플랜트.선박 발주 연계사업을 추진하고 페루에는 전자정부 시스템을, 칠레에는 '와이브로' 등 IT 인프라 진출을 각각 추진할 계획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세계적 내수부양과 원화 약세, 경쟁국 기업의 위기 등 기회요인을 최대한 활용해 수출시장 점유율을 늘릴 수 있도록 해외 마케팅을 최우선 지원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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