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성추문 사태가 청와대와 윤 전 대변인 간의 진실게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윤 전 대변인은 11일 기자회견에서 이남기 청와대 홍보수석의 지시로 귀국했다고 밝혔다.
이날 윤 전 대변인은 "이 수석이 '재수가 없게 됐다. 성희롱은 변명을 해봐야 납득이 되지 않으니 빨리 워싱턴을 떠나서 한국으로 돌아가야 되겠다'고 말했다"며 비행기표도 이 수석이 예매해줬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이 수석이 전날 말한 것과 배치되는 내용이다. 이 수석은 사과문 발표 직후 "선임행정관에게 처음 사건을 들었다"며 윤 전 대변인의 귀국 문제는 "선임행정관과 상의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윤 전 대변인이 박 대통령 수행 도중 귀국한 것은 청와대와 관련 없는 개인의 결단임을 암시한 셈이다.
특히 이 수석은 윤 전 대변인의 기자회견 내용 중 청와대 지시로 귀국했다고 한 부분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마치 국제적으로 망신살을 뻗친 이번 사태에 관해 청와대와 윤 전 대변인 양쪽 모두 국민에게 사과하는 것보다 책임 떠넘기기에만 급급한 모양새다.
오히려 양측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과하는 일에 더 관심이 많아 보이기까지 했다. 이 수석의 사과문과 윤 전 대변인의 기자회견 모두 국민과 박 대통령에게 사과한다는 표현이 비중 있게 포함됐다.
네티즌들 사이에서 성추행을 당한 피해자가 주미대사관 인턴 여성이 아니라 박 대통령이었냐는 비아냥이 나오는 이유다.
윤 전 대변인이 "혼자 죽을 수 없다"며 물귀신 작전을 펼치고 있든, 청와대가 윤 전 대변인 한 명을 희생해 박 대통령 지키기에 나선 것이든 워싱턴발(發) 이번 성추문은 당분간 정가의 태풍이 될 전망이다.
박 대통령이 직접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고 있는 상황에서 청와대와 윤 전 대변인이 진흙탕 싸움이 되곤 하는 진실공방을 이어갈 경우 박 대통령의 향후 국정운영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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