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엔달러 환율 동향부터 살펴주시죠.
기자 : 엔달러 환율이 결국 100엔선을 넘어섰습니다. 4년 만에 처음이자 일본은행(BOJ)이 양적완화를 발표하고 나서 5주 만입니다. 어제는 장중 한때 102엔선을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 전망에 대한 자신감이 엔달러 환율을 100엔 위로 끌어올렸다고 평가하고 있는데요. 미국의 고용지표가 연이어 호조를 보이자 경제 성장세가 강해졌다는 인식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엔화 가치는 지난 한 달 동안에만 4% 이상 하락했는데요. 지난해 11월 초 이후로는 20% 이상 급락했습니다. 최근 엔달러 환율 움직임에 대한 평가 동양증권 이철희 이코노미스트께서 해주셨습니다. 들어보시죠.
연구원 : 지난 4월4일 BOJ가 2년내 2% 물가목표 달성을 위해 과감한 정책을 내 놓으면서 100엔 가까이 상승한 바 있습니다. 100엔돌파를 시도했습니다만 4월 중순 미국 경제지표가 시퀘스터 영향으로 부진하고, 유럽은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 중국 경기회복이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하면서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요. 미 연준의 연내 양적완화 축소 기대가 확대되면서 엔화약세가 주춤해졌습니다.
그러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 권고에 따라 유럽중앙은행(ECB), 호주중앙은행, 인도, 한국 마저 금리인하와 더불어 금융완화에 참여햇고요. 미국 신규실업청구건수가 계속 하락 하는 등 경기에 대한 우려가 상당히 완화되었습니다.
글로벌 금융완화와 더불어 미국 경제가 예상대로 회복된다면, 아마도 조만간 연준이 연내 QE 규모 축소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재차 확대될 것이다. 따라서, 어제 엔/달러 100엔 돌파는 글로벌 경제 정상화에 따른 미국 출구전략 기대가 반영된 것이다.
앵커 : 엔달러 환율 100엔 돌파는 글로벌 경제 정상화에 따른 미국 출구전략 기대가 반영된 것이라고 평가하셨습니다.
주요 7개국 재무장관들이 모인 자리에서 일본의 엔저 정책을 또 용인해줬다고요.
기자 : 지난 주말 G7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를 마친 후 영국 재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G7은 환율을 목표로 삼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올해 초 채택된 인위적인 환율 시장 개입은 안 된다는 공동성명이 지금까지 잘 지켜져 왔다"고 진단했습니다. 지난 2월 회의에 이어 이번 G7회의에서도 일본의 엔화 절하정책에 대해 큰 문제를 삼지 않은 건데요. 구로다 일본은행 총재도 "일본의 금융완화책에 대한 각국의 이해가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 국제적으로 엔저가 용인되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엔달러 환율 향후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 심리적 저항선이 뚫림에 따라 엔화가치 하락은 더 빨라질 전망입니다. 연말에는 105엔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습니다. 엔달러 환율이 단기적으로 102엔까지 오르고 나면 많은 장애물에 부딪히면서 추가 상승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지만요. 연말에 환율이 105엔까지는 오를 것이라는 의견 많습니다. 동양증권 이철희 이코노미스트 전망 들어봤습니다.
연구원 : 향후 엔달러 환율은 BOJ에 의해서가 아니라 미 연준에 의해서 주로 결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완화로 글로벌 경제가 안정된다면 연준은 4분기부터는 양적완화 규모 축소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미국이 출구전략이 연말 경 시작하게 되면 105엔을 넘어설 것으로 보이고 내년 완전히 양적완화 축소가 결정되면 엔달러는 110엔 돌파를 시도할 것입니다.
그러나 연준이 양적완화 축소를 중단하더라도 금리인상은 생각보다 느려질 것으로 생각하는데요. 2015년에나 금리인상을 전망하고요. 금리인상이 이루어지면 엔달러는 120엔을 향해 나아갈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엔화약세는 다음 글로벌 경기침체 때까지 중기적으로 지속되는 것으로 봐야야 합니다.
앵커 : 연준이 연말에 양적완화를 축소하면 엔달러 환율은 105엔을 넘어 110엔 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보셨습니다. 특히 내년 금리가 인상되면 120엔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보셨습니다.
엔저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우리나라가 이렇게 손을 놓고 있어도 되는 겁니까.
기자 : 엔저로 수출주도형 한국경제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데요.
최근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환율 직접 개입은 득보다 실이 크다”며 “상황에 따라 급격한 자본 변동성을 줄일 수 있는 거시건전성 규제 ‘3종세트’를 강화하는 방안이 있다”고만 밝혔습니다. 거시건전성 규제 3종 세트는 선물환 포지션 제도,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 외환건전성 부담금 등을 말합니다.
하지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좀 더 적극적인 대응책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모아지는데요. 김중수 한은 총재는 지난주 기준금리를 인하한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엔저는 변동폭이 큰 것도 문제지만 너무 급하게 변하고 있다"며 "다른 경제변수들과 같이 고려해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처럼 대응 필요성은 높아지고 있는데요. 금리 인하 효과까지 희석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엔저에 추가로 대응한다면 가능성 있는 대응책 무엇이 있을까요. 동양증권 이철희 이코노미스트께서 정리해주셨습니다.
연구원 : 지금까지 한국은행의 대응은 선제적이라기 보다 수동적이었습니다. 선진국 경기회복이 빨라진다면 연준의 출구전략도 빨라질 텐데요. 그만큼 엔화약세도 빨라질 것입니다. 엔화약세로 인해 수출기업들의 피해 커지는 부분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공격적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앵커 : 현재 한은은 엔화약세 보다는 달러강세가로 인한 원화가치 폭락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데, 이렇게 된다면 주변국과의 통화스왑을 강화하고, 금융기관들의 해외차입을 규제하는 방법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엔저로 인한 산업별 영향도 살펴보죠.
기자 : 자동차, 철강 등 주력 수출업종 피해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자동차의 4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줄었습니다. 특히 자동차는 일본과 경합도가 높은 업종이어서 다른 지역으로의 수출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철강업종 역시 영향을 받았습니다. 4월 철강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6%가 줄었습니다.
여행ㆍ관광업계도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올해 3월 일본인 입국자 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0%나 줄었습니다. 관광객 수 감소로 면세점이나 호텔도 매출이 20% 가량 줄어들었습니다.
주식시장에서도 수출주 주가가 약세를 보이며 우려를 반영하고 있는데요. 수출주들 엔저 영향 언제까지 받을까요. 동양증권 이철희 이코노미스트 의견 들어봤습니다.
연구원 : 세계적으로는 선진국 중심으로 경기가 회복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수요회복으로 인해 수출부분에서 IT와 자동차 부문 회복될 것입니다. 문제는 일본과의 경합입니다. IT의 경우에는 환율 영향 크지 않고 경합 적은 편인데요. 반면에 자동차는 엔화약세로 어려울 수 있을 것입니다.
앵커 : 엔저는 3~4년 동안 중기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보셨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주식시장도 반등이 어렵게 되는 것 아닙니까.
기자 : 엔저가 쉽게 완화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데요. 당분간 엔저가 시장을 압박하는 핵심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발표되고 있는 일본 주요 수출주 실적이 2008년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다는 점도 글로벌 유동성의 일본 증시 유입을 계속 자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로 국내 주요 기업은 일본과의 산업간 경합도가 크다는 점에서 외국인의 매수 전환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인데요. 동양증권 이철희 이코노미스트께서 주식시장 투자전략 잡아주셨습니다. 보시죠.
연구원 : 엔저는 3~4년 동안 중기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보고요. 글로벌 경제 회복이나 성장 구조가 지난 10년과 다른 형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선진국 위주로 경기 회복이 이뤄지는 형태로 가고 상대적으로 노동력이 감소하고 있는 중국 성장률이 낮아지는 추세가 될 것입니다.
따라서 중국 성장둔화와 일본과 경합이 강한 해운, 조선, 철강, 기계 업종은 계속 조심해야 할 것이고요. 일본의 경쟁력이 뛰어난 자동차 업종도 유의해야 할 것입니다. 반면 선진국 경기회복 영향과 일본과의 경합이 상대적으로 적은 IT는 지속적으로 보유해야 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나중에 통화정책이 바뀌었을 때 기대할 수 있는 내수부분도 주목해볼 필요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추가 금융완화에 대해 보수적이지만 결국에는 다른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내수회복을 위한 금융완화에 나설 수 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기자 : 중국 성장둔화와 일본과 경합이 강한 해운, 조선, 철강, 기계, 자동차 업종 보수적인 전략 필요하다고 하셨습니다.
당분간은 엔달러 환율의 상승세가 어느 수준까지 진행될 것인지 살펴보셔야겠고요. 그에 따른 일본 증시로의 유동성 유입과 국내 증시에서의 외국인 매도 규모에 관심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