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주택거래 시장 판도에 변화가 생겼다. 침체기 실수요 중심의 시장 재편으로 작은 집만 팔리던 수도권에는 최근 큰 집을 찾는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반면 활황기가 마무리되고 있는 지방에서는 침체기 수도권에서 그랬듯 작은 집을 구하는 발걸음이 늘고 있다.
2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4월 전용 85~135㎡ 중대형 주택 거래량은 전년동기 대비 55.2%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60~85㎡인 중소형 주택이 44.4% 늘었으며, 135㎡초과 대형 주택도 22.3% 증가했다. 40~60㎡ 사이인 소형 주택은 전년대비 20.8% 늘었고, 임대용으로 인기를 끌던 40㎡ 이하 초소형 주택은 0.30% 증가하는데 그쳤다.
◇2013년 주택 유형별 거래동향(자료=국토교통부)
큰 집을 찾는 수요는 올해부터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지난 1월 소형과 중소형 아파트 거래량이 전년대비 각각 18.5%, 16.4% 감소하는 상황 속에서도 중대형은 3.4% 증가했다.
2월 역시 수도권 주택거래량이 전체적으로 10.0% 줄어드는 상황 속에서 중대형은 4.5% 감소하며 선방했다.
수도권 중대형 아파트 거래 증가는 3월부터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중대형 아파트 거래는 전년대비 38.3% 증가하며 모든 주택형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3월 수도권 전체 주택거래량이 전년보다 3.1% 늘어나는데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체감 거래 증가율은 더욱 높다.
수도권의 주택 거래 판도 변화는 새정부의 부동산시장 활성화 기대감과 중대형 아파트 가격 바닥 인식 확산이 이유로 꼽힌다.
실제 중대형 아파트는 금융위기 이후 실수요 중심의 시장 재편에 따라 시장의 외면을 받으며 상대적으로 높은 하락률을 기록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4월 중대형 아파트 매매가는 고점 대비 18.1% 하락했다. 6.2% 하락한 중소형을 크게 하회한다.
장재현 부동산뱅크 팀장은 "새정부 기대감과 중대형 주택의 장기 하락 등의 영향으로 지금보다 넓은 집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는 반면 소형 주택은 오피스텔 등 임대주택의 과잉 공급 우려로 수요가 줄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지방은 침체 당시의 수도권의 모습을 닮아가고 있다. 지난 달 지방에서는 소형 주택의 거래량이 가장 많이 늘었다. 전년대비 15.4% 증가했다. 이어 중소형이 13.6% 늘었으며, 중대형(4.30%), 대형(3.50%), 초소형(1.0%)은 소폭 증가했다.
지방 주택 시장 활황세가 점차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며 시세 차익 목적 주택 거래보다 실거주나 임대용 주택 거래가 늘고 있는 것이다.
올 1월~4월 지방5대 광역시 아파트 매매가는 0.2% 상승했다. 지난 2011년 같은 기간동안 6.7%나 올랐던 지방 아파트값은 2012년 1.6%, 2013년 0.2% 오르는데 그치는 등 호황은 정점을 찍고 꺾이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장 팀장은 "지방은 외환위기 이후 공급 감소 누적 부작용으로 최근 2~3년간 활황을 누렸으나 이에 공급이 급증하고 가격 상승 여력이 떨어지며 최근 하락지역이 늘고 있다"면서 "지방도 수도권과 마찬가지로 실수요와 임대주택을 목적으로 한 틈새시장이 중심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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