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우리금융지주)
[뉴스토마토 이종용·송주연기자] 우리금융지주 차기 회장에 이순우 현 우리은행장이 내정됐다. 말단 행원에서부터 시작해 은행장을 거쳐 지주사 회장에 오른 이 내정자의 앞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산적해있다.
우리금융(053000)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23일 종로구 중학동 우리카드 본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로운 회장에 이순우 우리은행장을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송웅순 회장후보추천위원장은 "▲금융산업 전반에 대한 식견과 비전 ▲지주회사 시스템에 대한 이해와 개혁 의지 ▲그룹 효율화 차원의 리더십 ▲민영화에 대한 식견 ▲금융지주사법에 규정된 기본자격 등을 검토한 결과 이 행장이 가장 부합하는 후보로 판단됐다"고 밝혔다.
이 회장 내정자의 민영화 의지와 현직 은행장 프리미엄 등이 높게 평가돼 함께 경합을 벌였던 이종휘 신용회복위원장, 김준호 우리금융지주 부사장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이 내정자는 회장 후보 면접 과정에서 우리금융 민영화를 신속히 마무리하고, 민영화 완료시 임기와 관계없이 물러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날 기자 회견에서도 "우리금융 전직원이 바라는 것이 민영화에 걸림돌이 된다면 임기에 관계없이 회장직을 내려놓을 것"이라며 '임기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재표명했다.
또 은행장과 지주회장을 겸임함으로써 행장과 회장이 다른데서 생길 수 있는 의견충돌과 그룹 내 파벌에 따른 갈등을 미연에 방지해 민영화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이 내정자는 "은행장과 회장 겸직이 무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전문가 집단인 계열사 CEO들이 각자 자기 일을 하고, 회장은 이를 조정하고 옳은 방향으로 가도록 유도하는 역할"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민영화와 관련해 조직 내부에 산적한 미완료 과제들을 어떻게 풀어나갈지도 관심사다. 금호종금의 자회사 편입, 우리아비바생명 지분 인수, 미국 LA한미은행 인수 등 이팔성 회장의 사의 표명으로 미뤄진 사업들이 분초를 다투며 기다리고 있다.
이 내정자는 인수합병에 대해 "우리금융 가치가 더욱 증대되는 인수합병이 아니라면 추진 안하는 게 맞다"면서도 "국내 순이자마진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영업상 해외비중이 15%정도는 돼야한다고 본다"며 해외사업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여차하면 금호종금이나 LA한미은행 인수는 없었던 일이 될 수도 있다는 뉘앙스다. 이에대해 이 내정자는 "회장이 된 뒤 자세히 들여다 보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민영화를 앞두고 쓸데없는 체력을 낭비하지 않겠다는 의미인지 이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우리금융 이사회는 오는 24일 회의를 열어 이 행장의 회장 선임에 대한 안건을 임시 주주총회에 상정한다. 임시 주총은 이로부터 3주일 뒤인 다음달 14일 열린다. 그는 말단 행원으로 시작해 은행장과 지주사 회장을 두루 맡은 첫 사례가 된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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