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와 협의회간 협상 장소가 빌미가 됐다. 별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는 협상 장소조차 합의하지 못할 만큼 두 당사자간 간극이 벌어져 있는 셈이다.
28일 남양유업과 협의회에 따르면 이날 서울 종로구 관수동의 러닝스퀘어에서 협의회와 진행하려 했던 3차 교섭을 연기했다.
본사 관계자는 "협상 직전일인 지난 27일 오후 피해대리점협의회는 장소를 국회로 변경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예정된 장소에 나오지 않았다"며 "협상을 제3의 장소로 하는데 합의한 것을 들어 사전 협의된 장소에서 개최할 뜻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남양유업 본사 측은 "지난 1차 교섭에서 차후 회의부터 국회와 본사를 제외하고 회사 측에서 마련한 제3의 공간에서 하되 구체적 장소는 간사들간 연락을 통해 확정하는 것으로 정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정승훈 협의회 총무는 "협상 장소가 서울역 KTX역사였던 2차 교섭 당시 관계자와 언론 등의 혼란이 있어 한 곳으로 통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이에 국회로 장소를 섭외하고 본사에 양보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정 총무는 지난 24일 2차 교섭에서 본사가 피해대리점협의회에 제시한 협상안에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협상 당시에는 단체교섭안이 대체로 반영된 듯이 보였으나 세부 내용을 살펴보니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이 하나도 없었다"며 "오늘 교섭에서 이를 추궁하려 했는데 연기가 돼 아쉽다"고 덧붙였다.
다음 협상은 오는 31일 오후 2시에 재협의를 거친 장소에서 열릴 예정이지만 최종 합의에 이르기까지는 시일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협의회의 소송 대리를 맡은 성춘일 변호사는 "대국민 사과 때 발표했던 내용과 현재의 협상안이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며 "본사가 제시한 상생위원회도 외부 인사가 빠져 문제 발생 시 중재할 수 있도록 한 애초 설치 목적과 배치된다"고 밝혔다.
곽주영 남양유업 상무는 "오늘 3차 협상이 무산된 것이 아니고 연기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도 적극 협상에 임할 것이며 상호 협의한 원칙은 존중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