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형펀드 반토막 오명 벗었다
수익률 빠른 개선…-53%서 -33%로
해외주식형은 아직 반토막
2009-01-11 10:37:00 2009-01-11 10:37:00
수익률이 빠르게 회복되면서 국내 주식형펀드가 원금 `반토막' 오명을 벗었다.

해외주식형펀드도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으면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하락의 골이 너무 깊어 아직 반토막 굴레에서 헤어나오지는 못했다.

펀드 전문가들은 국내외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이 작년에 비해 상당히 회복된 것은 사실이지만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손실폭이 워낙 커 `만회'를 체감하지는 못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이들은 국내를 포함해 글로벌 주식시장이 아직 완전히 안정을 되찾은 것이 아니어서 펀드손실의 의미있는 회복을 낙관하지는 못했다. 수익률이 어느 정도 회복되면서 일부 환매도 나오지만, 대규모 환매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 "상당폭 만회, 체감 못할 수도" = 11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9일 기준으로 설정된 지 1개월이 지나고,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국내 주식형펀드 689개의 1년 유형 평균수익률은 -33.03%였다. 손실이 컸던 작년 10월27일 당시 수익률은 -53.22%로 반토막 상태였다.

개별 펀드 가운데는 수익률이 -10%대까지 회복된 펀드들도 있다.

`동양모아드림삼성그룹주식1클래스A'의 1년 수익률은 -18.60%였고 `한국투자삼성그룹주식형-자(A)'(-18.95%), 한국투자부자아빠삼성그룹주식1(C형)'(-19.57%) 등도 -10%대였다

그러나 `프런티어우량주식C1'은 -45.30%로 여전히 반토막에 가까운 수준에 머물러 있고 `미래에셋타이거뱅크스상장지수'(-43.46%), `하이지주회사플러스주식1-C1'(-42.89%), `유리그로스&인컴주식'(-42.67%) 등도 제대로 회복하지 못하는 등 펀드마다 수익률 격차가 컸다.

이에 비해 해외주식형펀드 768개의 유형평균수익률은 -50.52%인 것으로 조사됐다. 작년 10월27일의 -58.53%에 비해 수익률이 일부 개선됐지만 국내주식형펀드에 비해서는 개선 폭이 미미했다.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비중이 높은 중국펀드(96개)는 -54.42%로, 작년 10월27일의 -66.29%에 비해서는 상당히 개선됐으나 여전히 반토막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다만 브라질펀드(19개)와 일본주식(51개)은 각각 -49.31%와 -48.17%에서 -40.69%와 -40.65%로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러시아펀드(19개)와 인도펀드(26개)는 각각 -76.37%와 -54.99%로, 작년 같은 시점의 -70.80%와 -47.29%에 비해 오히려 수익률이 더 악화됐다.

제로인의 최상길 전무는 "국내 주식형펀드는 국내 증시의 반등에 힘입어 일단 반토막의 오명에서는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아직 국내를 포함해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이 말끔하게 해소된 것이 아니어서 안심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이병훈 펀드리서치센터장도 "예전에 비해 상당부분 회복된 것은 사실이지만 워낙 손실 폭이 커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만회했다고 느끼지는 못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 "수익률 회복에도 대량환매 없을 듯" = 이처럼 수익률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환매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자산운용협회는 올해 들어 8일까지 4거래일간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1,600억원의 순유출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10월 5천10억원의 순유출이 발생한 뒤 같은해 11월과 12월에는 2천945억원과 1천451억원의 순유입을 기록했으나 올해 들어 다시 순유출로 돌아선 것.

제로인의 최상길 전무는 "코스피지수가 1,400선 수준에 도달하거나 펀드별로 수익률이 -25% 선까지 회복되면 의미 있는 환매가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2000년대 초반과 같은 대규모 환매가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우증권 이병훈 센터장도 "당초 수익률이 -30%대까지 회복되면 환매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그렇지 않았다"며 "적립식이 차지하는 비중 등을 감안할 때 앞으로도 예전처럼 대규모 환매가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 연합뉴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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