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국민이 뽑은 국회가 원자력안전위원을 임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재 우리나라는 대통령이 원자력안전위원회 인사에 대해 전권을 행사하지만 앞으로는 국회가 원자력 안전관리를 규제하고 운영실태를 감독하게 하자는 것이다.
송종순 조선대학교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26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국가 원자력안전체계 혁신을 통한 원전안전 확보 방안' 토론회의 발제자로 참석해 이런 내용을 담은 원자력안전체계 혁신안을 내놨다.
토론회는 최근 신고리 원전1·2호기 등에서 성능이 위조된 불량부품을 사용한 것이 드러나 원전 3기가 가동을 멈추는 등 원전 관리체계를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민주당 신경민 의원을 비롯해 유성엽 의원, 최민희 의원 등이 공동 주최했다.
◇'국가 원자력안전체계 혁신을 통한 원전안전 확보 방안' 토론회(사진제공=민주당 최민희 의원실)
이날 송종순 교수는 "최근 잇따른 원자력발전소와 관련한 안전정보 은폐, 사업자의 뇌물, 원전 부품 위조사건 등은 국민을 불안하게 만든다"며 "이제는 통치권 행사차원에서 대혁신을 단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교수는 가장 시급한 것으로 "국민이 뽑은 입법부에 의한 원자력 안전관리 체계를 도입하고 상시적인 감시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원자력 안전관리를 책임지는 원안위는 위원장을 포함한 비상근위원 전원을 대통령이 임명하고 국회는 추천권만 가진다. 때문에 원안위가 독립성을 얻지 못할 뿐 아니라 위원의 자질에 대한 합리적·객관적 기준도 없고 국민이 이들을 감시하지도 못했다.
이에 대해 송종순 교수는 "원안위 위원에 대한 입법부의 추천과 동의를 의무화하고 원안위의 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특히 위원장은 국회 제청으로 대통령이나 국회의장이 임명하고 인사청문회도 열자"고 제안했다.
또 "원안위가 원자력 안전규제에 대한 실질적인 합의와 의결을 할 수 있도록 위원의 임기를 보장하고, 단임제 상임위원의 숫자도 늘리며 원안위 사무처의 비전문직 직원은 원자력 안전과 관련된 업무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송종순 조선대 교수는 원자력 안전규제 품질관리제도도 도입 원전 사고가 일어났을 때 원자력 안전규제기관에 대해서도 책임을 묻자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원전사고가 일어나도 책임지는 구조 없이 단순히 사업자를 고발하고 서둘러 사건을 종결하는 관행이 수 십년 동안 지속됐다"며 "국회가 원자력 안전규제기관을 감시해 문제가 생기면 경고는 물론 담당 공무원과 경영진에 대한 인사처벌까지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전사고가 터지면 단순히 사고와 직접 관련된 해당 직원만 처벌하는 게 아니라 경영진까지 교체해 새로운 경영철학을 심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송종순 교수는 원안위의 체질 개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원안위에 독립성을 부여하고 제대로 운영되는지 감독하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원안위의 자의적인 행정관행도 없애야 한다는 것이다.
송 교수는 "원자력안전기술원은 원자력시설에 대한 안전확보가 가장 중요한 업무인데 기술원에 업무를 위탁하는 원안위가 원전과 전혀 관계없는 일반 행정사무와 잡무까지 떠넘기고 있다"며 "기술원에 설치된 원안위 지원부서를 해체하고 두 기구는 상호 업무협약을 맺어 객관적이고 법령에 의거한 업무관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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