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정계 은퇴 카드를 꺼냄으로써 대선 개입 국기문란 사태를 덮기 위한 NLL 대화록 논란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그러나 문 의원의 배수진에도 새누리당은 'NLL 포기' 입장을 굽히지 않아 대결국면은 계속될 전망이다.
문 의원은 지난 6월30일 성명을 통해 "국가기록원에 있는 기록을 열람해서 NLL 포기 논란을 둘러싼 혼란과 국론 분열을 끝내자"고 새누리당에 제안했다.
그는 "만약 NLL 재획정 문제와 공동어로구역에 관한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입장이 북한과 같은 것이었다고 드러나면, 제가 사과는 물론 정치를 그만두는 것으로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 의원은 "반대로 저의 주장과 같은 것으로 확인되면 새누리당이 책임져야 할텐데, 'NLL 포기는 오해였다. 10.4 정상선언을 계승하고 이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준다면 'NLL 포기 주장'에 대해 저로서는 더 이상의 요구를 하지 않겠다"고 공을 새누리당에 넘겼다.
그러자 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당시 회담에서의 노 대통령 발언들은) 사실상 포기라고 할 수 있으며, 이를 가지고 문 의원이 의원직을 사퇴한다는 배수진을 칠 필요는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윤 수석은 "대통령기록물을 보자는 것은 동의한다"면서도 "대통령지정기록물 관리법에 공개가 아니고 열람이다. 열람한 내용을 공개했을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7년 이하의 자격정지가 취해진다"고 강조해 열람은 가능하지만 공개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김태흠 원내대변인도 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직접 '포기'라는 단어가 없었다 해서 아마 얄팍한 배수진을 치는 발언을 한 것 같다"며 문 의원의 정계 은퇴 카드를 정치꼼수라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공개를 못하고 열람만 할 수 있다"면서 "그런데 예를 들어 여당 측에서 5명, 야당 측에서 5명이 (열람하러) 들어간다고 하더라도 각기 얘기가 틀릴 텐데"라고 예측해 여야가 열람하더라도 논란이 해소될 것으로 보지는 않았다.
그는 "국정원에 있는 기록물이나, 지금 국가기록원 기록물하고 내용이 똑같다"며 "국민들한테 공개를 전부 다해서 국민들이 판단할 수 있게 한다면 (논란 해소가) 가능한데, 국정원 기록 전문이 공개됐는데도 해석 차이에서 아니라고 억지주장을 하고 있어 논란만 증복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결국 문 의원의 요구대로 여야가 국가기록원의 대화록을 열람하더라도 노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에 관한 갈등은 계속될 것을 보인다.
새누리당은 국정원 대화록에서 노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은 없었음이 드러났지만, 정황상 '사실상 포기'라는 공세로 대선 개입 국기문란 사태를 계속 물타기하고 있다.
더욱이 오는 2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국정원 국정조사 계획서 처리가 예정되어 있는 가운데, 이를 두고 여야의 힘겨루기가 펼쳐지고 있는 점 또한 NLL 공방이 더욱 가열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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