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은정기자] 글로벌 금리 상승기조로 해외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이 부진한 가운데, 투자자들의 자금도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10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해외 채권형 펀드에서 지난달에 1조3755억원, 이달들어서는 733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지난해에 이어 올들어 1~5월까지 매달 3000억~6000억원대의 자금이 들어오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같은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로는 4조7000억원 넘는 자금이 유입됐다. 국내 채권형 펀드와 해외 주식형 펀드에서는 자금이 이탈했지만 각각 4000억원 내외로 해외 채권형 펀드에 비해서는 적은 수준이다.
특히 글로벌하이일드 채권 펀드에서 지난달 한달동안에만 7076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고, 글로벌채권 펀드와 신흥국채권 펀드에서는 각각 3000억원 내외의 자금이 줄었다.
이중 수익률 타격이 가장 큰 것은 신흥국 채권 펀드다. 이들 펀드는 태국, 남아프리카, 폴란드, 인도네시아, 터키, 브라질 등 다양한 글로벌 신흥국에 투자하는 펀드로, 대부분 재간접 형태로 운용되고 있다.
하나UBS글로벌이머징국공채 펀드와 피델리티월지급식이머징마켓 펀드, AB이머징마켓 펀드, 알리안츠PIMCO이머징마켓 펀드 등 대부분의 펀드가 최근 한달간 -2~-4%대 수익률을 기록했고, 연초이후 성과도 많게는 10%대까지 손실이 났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지난 5월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양적완화 축소발언 이후 5주동안 해외 채권형 펀드의 설정액이 급감했다"며 "당분간 자금유출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 연구원은 "그간 하이일드 채권 펀드와 신흥국 채권 펀드는 워낙 수익률이 좋아 2~3년을 투자했다면 수익이 났을것"이라며 "지금은 수익을 실현할 시기"라고 전했다.
브라질 채권에 투자하는 산은삼바브라질 펀드의 한달 수익률은 -6.02%로 연초이후에는 -10.23%의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 신흥국 채권 펀드 수익률(7월9일 기준) -
민경섭 현대증권 연구원은 "브라질은 10일(현지시간) 예정돼 있는 통화정책위원회에서 0.75%포인트의 금리인상을 예고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아직 투자할만한 국가지만 지금은 어려운 상황이고 금리는 연내 9%에 이를 정도로 추가 인상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또 "헤알화 절하도 조금씩 안정되고 있긴 하지만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다"며 "이미 투자를 마무리한 투자자들은 당장 손절매를 하기 보다는 관망하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신규투자와 관련해서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다.
민 연구원은 "신규로 진입하려는 투자자들은 7월 금리인상을 보고 난 후 투자를 다시 고려할 것을 권한다"고 전했다.
김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금리 상승 기조에 접어든 만큼 투자자들은 기존의 수익률에 대한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며 "지금은 채권형 펀드 보다는 선진국 주식형 펀드 투자가 유망해보인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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