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단가 인하 경험, 900개 中企중 24%..동반성장 사후관리 시급
2013-07-15 11:00:00 2013-07-15 18:24:58
[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중소기업 A社는 대기업 B社 구매담당자로부터 지난해까지 연 1회 일방적인 단가인하를 겪었다. B社 구매담당자는 모기업의 원가절감경영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며 협조를 요구했다. 그런데 올해 새로 부임한 B社 구매담당자는 수시로 5% 단가인하를 요구했다. 바뀐 구매담당자가 본인 실적을 위해 단가인하를 요구한 것이다.
 
정부가 경제민주화와 대·중소기업간 동반성장을 강조하지만 산업 현장에서는 아직도 부당 납품단가 인하행위가 잦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정책 구호만 강조할 뿐 사후관리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중소기업청과 동반성장위원회 등 관계기관 합동으로 부당 납품단가 인하행위 실태를 조사한 결과, 삼성전자(005930)한국가스공사(036460) 등 95개 대기업·공기업 협력사 총 5167개 업체 중 6.9%(359개 업체)가 부당 납품단가 인하를 경험했다고 15일 밝혔다.
 
특히, 902사에 대한 현장조사에서는 23.9%(216개사)가 부당 납품단가 인하를 겪은 것으로 나타나 실제 불공정거래 관행이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부당 단가인하 유형은 정당한 사유 없이 정기적으로 단가를 인하한 사례(56.8%)가 가장 많았고, 경쟁 입찰 때 낙찰가보다 낮은 금액으로 대금을 결제한 행위(28.4%) 등의 순이었다.
 
◇유형별 부당 납품단가 인하 경험 사례(자료제공=산업통상자원부)
 
359개 업체 중 최근 1년간 단가인하를 한 번이라도 경험한 경우는 71.3%였으며, 2회(15.6%), 3회(6.4%), 4회(6.7%) 순으로 조사됐고, 인하율은 5% 이하가 74.9%, 10% 이하도 25.1% 수준으로 나타났다.
 
불공정 거래비중이 높은 업종은 통신(12.0%), 정보(10.2%), 전기·전자(9.8%), 기계(8.8%), 건설(8.5%), 조선(8.0%), 유통(7.6%), 자동차(7.0%) 순으로 집계됐다.
 
한편 조사에 응한 중소기업들은 부당 납품단가 인하행위 개선을 위해서는 대기업의 불공정 행위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새정부 들어 경제민주화와 동반성장을 강조하면서 관계부처에서 비슷한 설문조사를 너무 자주 하기 때문에 응답자가 형식적으로 답변하는 경우가 많으며, 현실적인 실태 파악을 위해서는 서면조사보다 현장조사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대기업 등에 동반성장 문화가 확산 중이지만 구매·사업부서 등 기업 내부까지는 미치지 않아 기업의 체질개선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산업부는 "앞으로 대기업의 불공정 행위를 지속 모니터링하고 불공정거래신고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라며 "부당행위가 적발되면 그 결과를 동반성장지수 평가에 반영하고, 공정거래위원회와 중기청 등에 조사를 의뢰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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