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매일유업(005990)의 화물노동자들이 운송주선업체와의 계약 과정에서 부당함을 호소하고 있어 우유업계의 또 다른 '갑을' 논란이 촉발될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소속 의원과 보좌진, 공공운수노조·연맹 화물연대본부, 매일유업 화물노동자 10여명은 23일 오전 경기 평택시 진위면 면사무소에서 간담회를 개최했다.
현재 매일유업은 물류 관리에 대해 운송주선업체 삼보후레쉬와 계약을 맺고, 다시 삼보후레쉬는 개별 화물노동자들 위·수탁계약을 맺고 있다.
하지만 이들 화물노동자는 차량 운행 방침, 수·배송 운임, 손해배상, 보증금, 운임약정 등의 계약 내용이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계약서 내용을 보면 화물노동자는 매일유업의 필요에 의해 다른 공장(광주, 경산, 영동, 청양) 파견 또는 지원운행을 요구 시 응해야 하며, 이때 차종별 운임은 매일유업의 산출 규정에 따라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운송차량의 수·배송 운임은 매일유업의 노선별 단가표에 의해 지급하고 노선의 신설 또는 변경으로 운임 조정이 필요하면 매일유업의 노선 운임 산출식으로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화물노동자들은 운송 비용을 부담하는 자신들이 운임을 결정해야 한다며 권리를 지나치게 침해하는 조항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화물노동자들과 삼보후레쉬는 재계약을 위한 4차 교섭을 진행한 상태며 오는 29일 5차 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정한모 홍영표의원실 보좌관은 "이번 내용을 검토한 결과 이른바 '노예 계약서'란 공감을 이뤘다"며 "노동자들은 노조는커녕 상조회조차 만들 수 없는 상황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정 보좌관은 "재계약에 대한 4차례의 교섭 내용이 매일유업에 전달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계약에 개입하고 있지 않다고 답변하지만 사실상 무관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다가올 5차 교섭도 진전이 없으면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거나 매일유업 본사를 항의 방문하는 것을 검토할 계획이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삼보후레쉬에 아웃소싱을 맡긴 상태로 화물노동자와의 구체적 계약 사항을 강요할 수 없다"며 "진행 중인 교섭이 원만히 해결돼 차질없는 물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