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에게서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고 법정구속된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77)과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56)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으나 모두 감형됐다.
서울고법 형사합의4부(재판장 문용선)는 25일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의원에게 1심의 징역 2년과 추징금 7억5000만원보다 감형된 징역 1년2월에 추징금 4억5750만원을 선고했다.
정 의원도 1심의 징역 1년과 추징금 1억4000만원보다 감형된 징역 10월에 추징금 1억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이 전 의원이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3억원을 받아 기소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는 1심과 달리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부분 공소사실은 김찬경의 진술이 유일한 증거인데, 진술에 객관적 상당성이 인정되지 않아 합리적 의심을 하지 않을 정도로 혐의가 증명되지 않아 무죄"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 전 의원이 정 의원과 짜고 임 회장에게서 불법정치자금 3억원을 수수한 혐의와 코오롱그룹으로부터 매달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혐의 등은 원심과 같이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또 재판부는 정 의원이 임 회장에게서 불법정치자금 3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유죄로 판단한 1심과 달리 이 부분을 무죄로 봤다.
재판부는 "정 의원이 2007년 9월12일 임석을 만나 돈을 받았다는 것이 공소사실인데, 이날 돈을 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어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만일 2007년 9월12일 이전에 받았다는 사실이 충분히 인정되면 재판부가 공소장변경을 요청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오히려 임석은 2007년 8월20일 무렵 정 의원에게 돈을 건넸다고 진술하고 있어 공소시효가 완성됐을 개연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양형이유에서 이 전 의원과 정 의원 모두에게 "피고인들이 공모해 임석으로부터 3억원을 수수했음에도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며 "범죄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나 반성의 기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임석에게서 3억원을 받기로 협의한 곳은 국회 부의장실이고, 이 돈이 국회 지하주차장에서 건네졌다"며 "민의의 정당인 국회의 상징성과 가치를 훼손한 행위"라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불법 정치자금을 적극적으로 요구해서 받은 것이 아닌 점과 직무와 관련해서 뇌물을 받고 청탁을 요구받은 것이 아닌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 전 의원에게 "김 회장으로부터 받은 3억원은 공소사실 중 가장 내용과 죄질면에서 좋지 않았는데, 항소심에서 이 부분이 무죄로 나온 이상 이를 양형에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 의원에게도 "임석으로부터 3000만원 받은 혐의가 무죄로 인정돼 양형에 참작했다"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은 17대 대선을 앞둔 2007년 10월 임 회장에게서 3억원을, 2007년 12월 중순 김 회장에게서 저축은행 경영 관련 청탁과 함께 3억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그는 2007년 7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코오롱그룹에서 매월 250만~300만원씩 모두 1억575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도 함께 받았다.
정 의원은 임 회장으로부터 지난 2007년 9월12일 3000만원, 2008년 3월 1억원을 받아은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됐다.
지난 1월 이 전 의원은 징역 2년에 추징금 7억5750만원을, 정 전 의원은 징역 1년에 추징금 1억4000만원을 각각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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