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물량 부족에 비수기가 무색하게 수도권에선 전셋값이 치솟고 있지만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여름 방학 이사수요와 가을 이사철 직전 수요들 받아줄 만한 입주 공급이 시원치 않다. 특히 전세난 진앙지인 강남3구에서는 민간 공급을 구경조차 할 수 없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8월1~0월 수도권에서는 총 1만6713가구가 입주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2만8894가구 보다 42.1% 감소한 물량이다. 서울은 총 5만357가구로 29.8% 줄어든다.
월별로 서울은 8월 1807건, 9월 2524건으로 소폭 증가세를 보이다 10월 1026가구로 급감한다. 지난해 10월 4385건이 입주했던 것을 감안하면 1/4토막에 불과하다. 본격적인 가을 이사철이지만 물량은 급격히 줄어드는 것이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전셋값은 0.25% 상승하며, 주단위로 올 들어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여름 비수기지만 봄 성수기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전세시장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 제일 부동산 관계자는 "계절적으로보면 전세시장은 잠잠할 시기지만 오히려 여름이 전셋집 찾기 불편하다는 점을 역이용해 가을 전셋집 찾기에 나선 수요자들이 눈에 띈다"면서 "젊은 세대 중에는 휴가를 반납하고 가을 결혼 시기에 맞춰 집을 알아보러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수도권 전세시장의 중심지로 불리는 강남은 입주가 단 한 가구도 없어 전세난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8월 서울 송파구와 강남구에서 10년 임대 도시형생활주택이 69가구 공급되지만 이는 월세형 초소형 주택이다. 9월 공급되는 역삼동 보금자리1단지와 양재시프트는 국민임대와 장기전세주택이다. 10월에는 서울 내곡7단지에서 장기전세 241가구와 공공분양 69가구가 나온다.
이들은 이미 저소득자를 중심으로 세입자가 맞춰진 공공임대주택이거나 일정기간동안 전세로 나올 수 없는 공공분양 주택이다. 강남 전세난 해소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주택들이다.
최근 3년간 서울 강남에서는 총 1701가구의 민간 아파트가 입주했다. 1년에 중급 규모 단지 1개 규모인 600가구가 조금 넘게 입주한 셈이다.
2011년에는 청담자이(708가구)와 반포 힐스테이트(397가구)가 입주했고, 지난해에는 강남 서해 더블루(68가구), 개나리 SK뷰(240가구)가 집들이에 나섰다. 올해는 지난 6월 입주한 잠실 대우 푸르지오 월드마크(288가구)가 유일하다.
신규 아파트 입주 부족이 누적되면서 강남권 기존 아파트 전셋값은 매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퍼스티지 전용 84제곱미터는 최근 9억원 벽을 깼다. 8억8000만원~9억2000만원 사이 물건이 나와있다. 이 아파트는 2009년 7월 입주 당시 5억원~5억5000만원 선이었던 전셋값은 4년 만에 4억원 가까이 올랐다. 10억원~11억원으로 고가 분양 논란을 일으켰던 분양가의 턱밑까지 올라온 것이다.
반포 공인 관계자는 "학군, 편의시설, 교통, 노후도, 단지 내 쾌적함 등 강남에서도 이만한 조건의 아파트를 찾기 힘들다"면서 "강남은 분양이 없었으니 새아파트 입주는 가뭄에 콩나듯 있을 것이고, 재건축은 아직 멀었고 래미안 퍼스티지처럼 입주한지 얼마 안되는 아파트의 전세가치만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반포동 래미안 퍼스티지 전경(사진=한승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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