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민주당의 장외 투쟁에 대해 새누리당이 '대선 불복이냐'며 반발하는 것에 대해 민주당이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정확히 규정하자면 민주당은 현재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을 기치로 서울광장에 국민운동본부를 설치했다. 국정원 선거개입의 진상을 국회가 규명하자는 것으로 대선불복 투쟁 단계는 아니다.
진상조사 결과에 따라 민주당이 대선 불복 선언을 할 수도 있겠지만 현 단계는 진상조사가 지지부진하니 이를 국민의 힘을 빌려 돌파하겠다는게 지금 여야간 그어진 전선의 성격이다.
국회 국정원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부침을 거듭하다 사실상 파행에 직면하자 이에 반발해 장외투쟁에 돌입한 민주당에게 새누리당은 대선 불복이냐는 '과격한' 혐의를 씌우고 있는 셈이다.
민주당이 서울광장에 천막을 설치한 1일 새누리당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한 김기현 정책위의장은 "민주당은 대선을 통해서 증명된 국민의 선택을 거부하고 대선 불복 운동을 펼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2일 "새누리당과 청와대는 대선에 불복하는 것 아니냐고 억지를 쓰고 있다. 대선에 불복해달라고 부추기는 꼴"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이날 전병헌 원내대표 역시 "지금 우리는 선거 결과를 뒤바꾸자는 것이 결코 아니다"면서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국정원을 개혁하고자 함이다"고 강조했다.
전 원내대표는 "우리 요구는 간단하고 명료하다. 진상을 규명하자, 책임자를 처벌하라, 국정원을 개혁하자.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즉 민주당은 국정원과 경찰청이 지난 대선에 개입했음이 드러난 만큼 국정조사를 통해 이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고, 이를 통해 국기문란이 확인되면 관련자 처벌 및 국정원 개혁 등 재발방지를 위한 노력을 수행하자는 입장이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민주당이 국정조사 정상화를 위해 장외투쟁을 선언하자 즉각 대선 불복이냐고 따지고 있다. 조사를 해야 결과가 나오고, 결과가 나와야 승복과 불복을 가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민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국가정보기관의 대선 개입이 드러났고, 국정원이 갖고 있던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이 새누리당 캠프에 유출된 정황이 뚜렷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새누리당이 즉각 '대선 불복'을 거론하고 나서는 것은 그동안 제기된 의혹이 박근혜 정부의 정통성과 직결됨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꼴이라는 것이다.
일단 새누리당의 "대선 불복" 공세는 민주당의 활동 반경을 좁히고 자세를 주춤하게 만드는 효과를 낳고 있다. 민주당은 284개 단체가 소속된 시국회의가 주도해온 주말 촛불집회와 결합할지 여부를 여전히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장외투쟁 결단을 내렸지만 원내외 병행투쟁을 강조하면서, 자칫 역풍을 부를 수 있는 대선 불복 뉘앙스는 극도로 자제하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오는 3일 오후 6시 청계광장에서 국민보고대회를 개최한다. 시국회의는 민주당 행사 직후인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촛불집회를 갖는다.
지난주 토요일엔 내리는 빗줄기에도 2만5000여명이 몰려 촛불을 밝힌 바 있으며, 날이 갈수록 참여하는 시민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민주당의 장외 선언 이후 첫 집회인 이날 보고대회의 성공 여부는 향후 정국을 가를 주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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