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은 5일 "국정원의 수장으로서 지난 대선 때 진위 여부를 떠나 저희 직원이 연루된 사건으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남 국정원장은 이날 오후 열리고 있는 국회 국정원 국정조사특별위원회 기관보고에 참석해 "대북심리전 관련 정치 개입 논란으로 검찰수사와 사법절차가 진행 중임에도 국민들의 의혹 해소를 위해 국조가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사진=박수현 기자)
남 원장은 "현 정부 출범 이후 국정원 조직을 개편하고 획기적 인사시스템을 마련하는 등 내부 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번 기회로 소홀했던 부분을 개선하고 국민들로부터 신뢰 받는 정보기관으로 거듭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모쪼록 이번 국조가 오해를 불식시키고 진실을 밝히는 기회가 되도록 위원님들의 심심한 지도와 편달을 바란다"면서 배석한 1~3차장과 기조실장을 소개했다.
이에 앞서 신기남 위원장은 남 원장에게 "지난 7월26일 기관보고에서 국정원장과 배석자 전원이 아무런 이유 없이 통지도 없이 불출석을 했다.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국회를 무시하는 행위"라며 "이에 대해 해명하고 사과하실 의향 없냐"고 물었다.
남 원장은 "지난번 위원장님께 사죄의 말씀을 드렸다"고 대답했다.
신 위원장은 "이제 (국조특위가) 열흘밖에 남지 않았다"면서 "국민의 관심과 거리가 먼 위원 제척, 회의 공개 찬반 논란으로 시간을 허비해온 특위에 국민들 질책과 실망이 크다. 국민께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신 위원장은 "위원장으로서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것은 증인채택이 아직 여야 합의가 안 이뤄졌다는 점"이라면서 "지켜보는 국민의 입장에서 너무나 실망스러운 일이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여야 특위 간사를 비롯해 여야 지도부는 양보와 타협의 지혜를 발휘하여 지금이라도 합의를 이뤄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이번 국조는 여야 간 정쟁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다"면서 "앞으로 국조가 국기문란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 국회의 권위를 바로 세우는 상생의 무대가 될 수 있도록 위원님들은 최선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
끝으로 그는 남 원장과 배석자들에겐 "이번 사건은 국민의 신뢰를 뿌리까지 뒤흔든 너무나 심각한 사건"이라면서 "검찰의 수사결과만 보더라도 원세훈 전 원장과 국정원 직원들이 법을 무시하고 조직적으로 대선에 개입했다"고 지적했다.
신 위원장은 "남 원장은 국민께 사죄를 드린다는 자세로 이 자리에 임해야 할 것"이라면서 "기밀도 아닌 불법행위까지 면죄부를 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국정원 기관보고는 새누리당 권성동·김태흠 의원, 민주당 정청래·박영선 의원의 기조발언까지만 공개되고 이후 질의응답 등의 내용은 비공개로 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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