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봄이기자] 서울시가 그동안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에서 위·변조 논란을 일으켰던 총회 서면결의서를 오는 10월부터 전면 공개하기로 했다.
서면결의서는 조합원 총회에 직접 참석하지 못할 경우 서면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문서를 의미한다. 참석 여부만 밝히는 것이 아니라 총회에서 결정하는 안건에 대한 찬성, 반대 등 의견이 포함돼 총회 결의 내용에 직접 영향을 미치게 된다.
조합은 관리처분, 운영규정 변경, 설계자 선정 등 각종 의사결정 시 수시로 총회를 여는데, 시가 2009년 2월 이후 186개 조합 등의 총회 결과를 분석한 결과 서면결의 비율이 8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그동안 조합이 OS(서면결의서 징구 용역업체)를 동원해 결의서를 받고 이를 위·변조하는 일도 벌어졌다. 서면결의 결과의 신뢰성이 떨어져 분쟁이 발생하고 사업지연과 비용부담이 이중으로 증가하는 문제점이 지적됐다.
조합원은 온라인에서 총회 참석자 명부와 서면결의자, 총회 속기록을 열람할 수 있다. 특히 서면결의 당사자는 본인의 의사가 위·변조 됐는지 여부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의사 표현으로 인한 부당한 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당사자만 볼 수 있도록 제한한다.
다른 조합원의 서면결의서 열람이 필요하면 지금처럼 오프라인에서 정보를 요청할 수 있다. 사용목적을 기재한 서면을 조합에 제출하면 다른 조합원의 서면결의서를 열람·복사해 확인할 수 있고 이를 거부한 조합은 법률 상 처벌을 받는다.
단 조합에서 제공받은 정보를 사용목적 외의 용도로 이용할 경우 개인정보 보호법에 따라 5년 이하 징역 등 처벌을 받는다.
서울시는 서면결의서 표준서식도 마련해 조합 등에 배포할 예정이다. 현재는 추진위나 조합 등 사업주체를 구성하거나 해산할 때 토지 등 소유자에게 받는 서면동의서만 법정서식이 있고 서면결의서는 추진위나 조합 정관에 위임하고 있어 위·변조가 쉬운 문제가 있다.
또한 시는 총회 직접참석률을 현재 10%에서 그 이상으로 높이고 서면결의서도 법정 서식화해 지장과 자필 서명을 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건기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서면결의서 전면공개는 투명하고 책임 있는 정비사업 추진해 주민 부담을 줄이고자 하는 공공관리정책의 일환"이라며 "앞으로도 정비사업이 보다 합리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재개발·재건축 제도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클린업시스템 서면결의 공개안(자료=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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