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세제개편)중산층 털어도 추가세수 2.29조..메울 수 없는 구멍
2013-08-08 13:30:00 2013-08-08 13:30:00
[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8일 발표된 박근혜 정부 첫 해 세제개편은 '직접 증세 없는 세원 확충'이라는 대통령의 원칙을 철저히 지켜낸 세제개편이다.
 
세율인상은 찾아보기 어렵고, 지하경제 양성화라는 목표에 맞춰 그동안 과세하지 않았던 과세사각지대를 과세의 장으로 끌어들이는 노력이 다수 반영됐다.
 
종교인 과세나 농업소득 과세, 공무원 직급보조비에 대한 소득세 과세 등은 과거 정부에서는 쉽게 용기를 내지 못했던 부분이다.
 
비과세·감면 정비부분에서도 근로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상당부분 전환하고, 신용카드소득공제를 줄이는 등 전체적으로 세제감면을 축소해 과거 정부에 비해서는 비과세·감면 정비에 한걸음 다가 섰다.
 
문제는 세수(稅收)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5월 발표한 이른바 '공약가계부'에 따르면 지역공약을 제외한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을 이행하는데에만 5년간 최소 135조원이 필요하고, 정부는 이 중 48조원을 세출구조조정이 아닌 추가 국세수입으로 충당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세제개편에 담긴 세수확충 규모는 총 2조4900억원에 불과하다. 그것도 5년간에 걸쳐서 발휘되는 세수효과인데, 당초 정부는 5월에 발표한 이른바 '공약가계부'에서 내년에 7조6000억원의 추가세입을 계획했다.
 
세제개편에 따른 세수효과이기 때문에 금융실명제를 정비하고, 금융정보분석원의 정보공유를 강화하는 등 세법 이외의 세수효과까지 감안해야하겠지만, 이 역시 세수효과를 명확히 알수 없기 때문에 사실상 첫해부터 공약가계부에 구멍이 난 셈이다.
 
특히 이번 세제개편이 내년 이후에 적용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남은 기간 동안 48조원을 마저 마련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목표에 가깝다.
 
당장 올해 세수입도 상반기에만 10조원이 구멍난 상황에서 정부의 이번 세제개편안은 과도하게 안이하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재정상황이 열악한데다 복지확대로 쓸 돈은 많은데 세수입 대책은 마땅한 게 없기 때문이다.
 
야당인 민주당은 박근혜 정부 첫해 세제개편안을 보고받은 후 '재정파탄'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만 정부 재정적자가 23조2000억원으로 지난 4월 추가경정예산안편성 당시 예측한 올해 전체 재정적자 23조4000억원에 육박한 상황이다.
 
정부는 추경안 마련 당시 균형재정 달성 시기를 당초 2014년에서 2016년으로 수정했지만, 이마저도 매년 7.2%의 경상성장률을 목표로 하고 있어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 예상 올해 경상성장률은 4.3%에 불과하다. 확실한 세수확보대책이 없으면 균형재정은 다음 정부에도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홍종학 민주당 의원은 "지속적인 재정적자는 이명박 정부 시절의 대규모 감세조치 때문"이라면서 "비과세감면 정비와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한 넓은 세원 확보를 주된 방안으로 제시하지만, 중소기업이나 서민들은 더 이상 세금 부담 여력이 없다. 감세철회와 재벌 비과세감면 축소를 통해 건전성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료=기획재정부)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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