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세제개편)더 투명하고 더 얇아지는 근로자 지갑
양육비·출산공제 사라지고, 의료·교육·기부금 공제율 한도 설정
2013-08-08 13:30:00 2013-08-08 13:30:00
[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정부가 근로자들에게 부여했던 소득공제 혜택을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 소득공제 대신 세액공제를 도입해 일정 수준 이상의 공제를 받을 수 없도록 할 계획이다.
 
주로 고소득 근로자의 세부담이 크게 늘지만 일반적인 근로자들의 연말정산 환급금도 적잖이 줄어들 전망이다.
 
소득공제는 세금을 내야할 과세소득을 줄여주는 것이고 세액공제는 낼 세금 자체를 줄여주는 것이다. 고소득자일수록 많은 공제혜택을 받았던 소득공제 대신 같은 비율의 세금만 공제받는 세액공제가 도입되는 것으로 조세형평성 재고와 세수입 확보라는 두가지 명분이 힘을 실었다.
 
기획재정부는 8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 등 '2013년 세법개정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우선 자녀와 관련된 소득공제는 자녀세액공제 하나로 통합하도록 했다.
 
현재 6세 이하의 자녀양육비에 대해 자녀 1인당 100만원의 소득공제를 해주고 있고, 출산 및 입양시에도 1명당 100만원을 공제해주고 있으며, 다자녀추가공제라고 해서 자녀가 2명일 경우 100만원을, 자녀가 2명 이상일 경우 1명이 추가될 때마다 200만원을 더 소득에서 공제해주는 다자녀추가공제혜택을 주고 있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이를 자녀세액공제로 통합해서 자녀가 1~2명일 경우에는 1명당 15만원을, 자녀가 2명을 초과하는 경우 초과 1명당 20만원씩을 더 세액공제해주도록 할 계획이다.
 
(자료=기획재정부)
 
직장인들이 많이 활용하고 있는 특별공제 항목도 상당수가 세액공제로 전환된다.
 
현재 총급여 3% 초과금액에 대해 700만원까지 소득공제하는 '의료비'와 대학생 900만원, 고등학생까지는 300만원씩 공제하는 '교육비', 법정기부단체에 기부한 것은 100%(지정기부단체는 30%)까지 공제해주는 '기부금'은 공제율 15%의 세액공제로 바뀐다.
 
또 현재 400만원까지 공제하고 있는 '연금저축', 100만원까지 공제되는 '보장성보험료', 300만원까지 공제되는 소기업소상공인공제부금은 공제율 12%인 세액공제로 전환된다.
 
100만원까지 공제되는 근로자 표준세액공제도 12만원을 세액공제하는 것으로 갈음하게 된다.
 
소득공제가 세액공제로 전환되면 전체 근로자 중 연소득 평균 3450만원 이상의 근로자는 종전보다 세금부담이 늘어난다.
 
김낙회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은 "소득세를 놓고 보면 세액공제 전환으로 (연소득) 약 3750만원 이상의 개인들이 세부담이 늘어난다. 전체 근로자의 28% 가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체 근로자의 절반이 세금을 한푼도 내지 않는 면세점 이하자인 것을 감안하면 연말정산 환급 대상이 되는 세금을 내는 근로자 중 절반 이상이 이번 세제개편으로 세금부담이 늘게 된다.
 
기획재정부는 소득공제의 세액공제 전환으로 1조3000억원의 세수입이 추가로 발생한다고 밝혔다.
 
계층간 세부담 조정을 위해 근로소득공제율도 조정된다. 총급여 1500만원 이하의 소득근로자는 종전보다 10%포인트 공제율이 인하되고, 총급여 1억원 초과의 고소득 근로자는 종전 5% 공제율에서 2%공제율로 3%포인트 공제율이 깎인다.
 
세액공제로 전환되지 않는 소득공제 항목은 일부 공제가 축소된다.
 
일반 근로자들이 연말정산에서 가장 많이 혜택을 받고 있는 신용카드 소득공제는 공제율이 15%에서 10%로 낮아진다. 현금영수증과 직불카드 공제율(30%)과 전통시장 및 대중교통비 사용 신용카드 사용분에 대한 공제율(30%)는 현행대로 유지되지만 신용카드를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근로자의 경우 연말정산에서 환급받을 세액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
 
신용카드 사용은 어느 수준까지 올라와있기 때문에 세금혜택을 주지 않더라도 사용비중이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신용카드를 활용하면서 음성거래라 양성화된 데는 기여한 것이 분명 있지만, 지금은 신용카드가 일반화 된 상황이기 때문에 직불카드에 세제혜택을 주는 것으로 바꿔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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