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를 보는 남자
출연: 권순욱 부장(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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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무기력한 증시
-코스피, 연기금 제외한 외국인-기관 동반매도에 하락
-코스닥은 외국인-기관 동반매수에 상승
-툭하면 양적완화 들먹이는 증권가 분석, 도움 안돼
-정부 예산집행 임박, 코스닥 유동성 장세 가능성
-해외지표에 기대 걸어도 될까? 찬반양론 존재
-“더 이상 나빠질 것 같지 않은 업종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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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1920선을 회복했던 코스피가 또다시 1880선까지 밀렸습니다. 이번주 증시를 전망해보겠습니다. 뉴스토마토 권순욱 부장님 나오셨습니다. 먼저 지난주 시황부터 알려주시죠.
<기자> 외국인의 2주 연속 매수세에 힘입어 1920선 고지를 회복했던 코스피가 지난 한주간 40포인트 넘게 떨어지며 1880선을 겨우 지켜내는 모습이었습니다. 코스피는 전주 대비 2.2% 하락한 1880.93포인트로 마감했습니다. 외국인이 매도세로 전환한데다가 국내 기관의 경우에도 연기금을 제외하고는 매도세를 보이며 약세를 면치못했는데요. 반면 코스닥은 외국인과 기관의 러브콜을 받으며 전주 대비 0.5% 오른 554.93포인트로 마감했습니다.
<앵커> 지난주 이 시간에 외국인 수급이 관건이라고 말씀해주셨는데요. 외국인이 매도로 전환했다면서요?
<기자> 제가 3주전부터 외국인 수급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렸는데요. 2주 연속 순매수 기조를 보여주었던 외국인이 지난주에는 4000억 가까운 주식을 팔아치우며 하락세를 이끌었습니다. 사실 수치상으로 국내 기관이 1200억원 정도의 순매수를 보여주기는 했습니다만, 연기금의 3300억원어치를 사들인 점을 감안하면 매도세를 보였다고 하는게 더 정확할 겁니다. 2주전에도 연기금 매수분을 제외하면 국내 기관이 순매도였는데요. 같은 패턴이 지난주에도 반복된 것입니다. 이런 와중에 외국인이 매도세로 전환했기 때문에 하락세를 피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반면 코스닥 수급상황은 긍정적입니다. 외국인과 기관 모두 500억원 정도의 코스닥 주식을 사들였는데요. 덕분에 코스닥은 상승 마감할 수 있었습니다.
<앵커> 일각에서는 연초부터 불거져나온 양적완화 조기 종료와 관련해 미국의 각 연방은행 총재들의 발언이 변동성을 키운다는 지적을 하고 있는데요. 외국인 자금 이탈과 상관관계가 있는가요?
<기자>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증권가 애널리스트의 리포트를 어디까지 참고해야 할지 고민스럽습니다.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 논란만 하더라도 이미 우려먹을대로 우려먹은 이야기 아닙니까? 사실 양적완화는 시기의 문제이지 종료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지난주 미 연방은행 총재들의 발언만 보더라도 그렇고, 양적완화라는게 시중에 돈을 푼다는 것인데 무한정 풀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그러면 당연히 돈풀기는 중지되는게 순리구요. 그런데 새삼스럽게 최근의 외국인 자금 이탈의 배경에 양적완화를 거론하는 건 그야말로 하나마나한 굉장히 안일하고 나이브한 분석 아닙니까? 1년 내내 양적완화 우려먹을 요량이 아니라면 보다 본질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번주 투자전략을 세우는데 참고할만한 것은 어떤 게 있을까요?
<기자> 일단 국내에는 특별한 모멘텀이 없습니다. 다만 코스닥 시장은 박근혜 정부의 중소벤처기업 육성을 위한 각종 예산이 본격적으로 집행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제가 몇몇 벤처캐피탈 책임자들을 만나봤는데요. 여름휴가도 반납한 채 각종 정부 기금을 따내기 위한 프리젠테이션 준비에 열중하고 있었습니다. 코스닥 시장에 유동성 장세가 펼쳐질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구요.
해외변수로는 미국과 유럽의 경제지표를 놓고 증권가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데요. 특히 유럽의 경기지표가 호전될 경우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찬반양론이 있습니다. 즉 유럽지표가 좋아질 경우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이라는 의견이 있는가하면, 이미 시장에 반영되고 있기 때문에 별 영향력이 없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앵커> 사실 각종 경제지표 분석이나 업황분석을 보면 상반된 견해가 혼재하고 있어서 어떤 걸 참조해야 할지 헷갈릴 때가 많지 않습니까? 투자자들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기자> 이와 관련해서 삼성증권의 이남룡 연구원이 재미있는 표현을 했는데요. 이 연구원은 '정신분열을 초래하는 메시지, 이중구속을 통해 찾은 유망주'라는 편지 형식의 리포트를 투자자들에게 보냈는데요. 이중구속이라는 상반되는 메시지가 동시에 전달되는 것을 말한다고 합니다. 지금 국내 증시가 바로 그런 이중구속의 심리학적 상황에 빠져있는 업종과 종목이 많다고 전했는데요. 예를 들어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는데 앞으로 더 좋아질 수 있을지, 아니면 좋아지기 힘들 것인지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상황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이 연구원의 투자 아이디어는 이렇습니다. 사상 최대 실적과 반대로 실적이 매우 나쁘게 나왔다고 한다면, 앞으로 더 나빠질 수 있을 것인지를 생각하고 업종과 종목을 고를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더 이상 나빠질 것 같지 않은 업종을 고르라는 이야기인데요. 이 연구원은 그런 업종으로 화학, 조선, 건설, 철강, 은행, 정유를 꼽았습니다. ‘이중구속’이라는 말이 좀 어려워서 그렇지 사실 이 연구원의 이야기는 최근 증시 매매패턴을 설명해주고 있기도 합니다. 지난주에 말씀드렸듯이 현재 증시는 주로 가격이 많이 떨어진 업종을 저점매수하고, 어느 정도 오른 업종은 팔아치우는 업종별 순환매 장세가 펼쳐지고 있는데요. 이런 현상과 별반 다르지 않은 내용입니다. 저는 이걸 윗돌 빼서 아랫돌 괸다고 표현하고 싶은데요. 투자자 여러분들도 더 이상 떨어질 것 같지 않은 업종과 종목을 잘 고르셔서 답답한 장세에 잘 대응하시기 바랍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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