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부동산시장에 침체 시그널이 퍼지는 것을 어떻게든 막아보려는 국토교통부의 노력이 가상합니다. 아니 일면 구차하기까지 합니다.
없던 통계까지 만들어 내 시장이 정부 정책의 효과로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고 외치고 있으니 말입니다. 매번 부동산 시장에 단기간의 통계는 큰 의미가 없다고 진단하던 국토부가 일주일이란 초단기간의 통계 결과를 시장 변화의 근거라며 내밀었네요.
국토부는 매달 15일을 전후로 전달 전국 주택 거래량을 발표합니다. 이렇게 발표된 가장 최근 통계에 따르면 7월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은 3만9608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작년 같은 기간 5만6799과 비교해 30.3% 감소했습니다.
취득세 50% 추가 감면안 종료 시점인 6월 12만907건과 비교하면 69.5%나 줄어든 수치인데요. 강남3구는 무려 81.6%나 줄었습니다.
◇신고일 기준 7월 주택매매거래량(자료=국토교통부)
수치가 보여주듯 7월은 계절적 비수기와 취득세 감면 종료로 인해 거래시장이 최악의 상황을 겪은 시기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국토부는 보통 쓰지 않던 쌩뚱맞은 데이터를 뽑아내며 4.1부동산대책과 그 후속대책의 효과로 시장이 빠르게 회복 중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모두가 우려한 취득세 감면 종료의 부작용을 덮기 위해 이들이 내논 카드가 바로 이 주간 거래량인 것입니다.
국토부에 따르면 7월 1주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은 2706건으로 급감, 지난해 같은 달 대비 53.3% 줄어든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2주차에 3102건, 3주차 3370건, 4주차 3807건으로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거래량 감소폭가 꾸준히 줄고 있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그리고 8월 1주 3496건으로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해 2.7% 증가했다는 점을 부각시켰습니다.
◇7~8월 주간거래량 (신고일 기준, 8월 잠정. 자료=국토교통부)
이에 대해 국토부는 '취득세 감면 종료에도 불구하고, 4.1대책에 따른 세제감면, 제도개선 효과 등으로 거래량이 빠르게 회복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시장을 진단했습니다.
취득세 감면 종료 후 거래절벽 심리 확산을 막으려는 의도로 보이는데요. 좋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단기간의 시장 흐름에 따른 거래절벽은 소소한 이야기꺼리에 지나지 않다고 말한 이가 있었는데, 바로 국토부 장관입니다. 시장 거래는 큰 흐름 속에서 상승과 하락 추세를 논해야 한다고 말했던. 부동산시장은 사소한 변화에 일희일비 할 그런류의 시장이 아니라는 의미일테죠.
지난 달 24일 서승환 국토부 장관은 4.1부동산대책 후속 방안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취득세 종료 후 거래절벽 문제에 대해 "전년 대비 또는 전월대비 등 수치로 비교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면서 "순간순간 거래량의 변화가 중요한 게 아니라 시장의 추세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하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월 단위 통계 결과정도를 두고 거래 절벽 등 시장 침체 우려 확산을 걱정하던 국토부가 있지도 않았거니와 쳐주지도 않던 주 단위 거래 통계를 들먹이며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장관의 말의 맞는걸까요, 통계 결과가 담긴 보도자료가 맞는걸까요.
부동산시장은 심리적인 부분이 크게 작용합니다. 호황기에는 누가 말하지 않아도 '묻지마' 투자가 성행했고, 최근에는 하락 심리 확산에 매매는 줄고 전세난은 가중되고 있습니다. 이럴때 일수록 수요자들이 여유있는 마음을 가지고 시장을 긍적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할 무언가 필요한 것이지요.
때문에 어떡하든 시장에 희망의 시그널 보내고 싶은 마음은 이해합니다. 그러나 말이죠. 이번과 같은 통계 장난은 아닌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을 움직이는 정책을 만드는 국토부의 덩치에도 영 어울리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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