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임기를 1년 7개월이나 남겨둔 양건 감사원장이 자진 사퇴한 것을 놓고 청와대의 외압설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서기호 정의당 의원(사진)은 27일 "청와대의 개입 차단을 위해 감사위원 추천위원회 설치 등을 통한 감사원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진=박수현 기자)
서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청와대가 대선 캠프나 인수위 출신을 감사위원으로 제청하라고 감사원장에게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사실은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 원칙이 심각하게 무너진 것"이라며 "청와대의 감사원에 대한 개입 차단을 위하여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 논란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되풀이되고 있다"면서 "정권이 감사원을 통치에 이용하려 들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원에 이어 감사원까지 정권유지 수단으로 전락시킨다면 국민의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 의원이 준비하는 개정안은 현재 감사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되어있는 감사위원의 임명에 객관성과 공정성을 더하기 위해 대법관이나 검찰총장 추천위원회와 같은 감사위원 추천위원회를 구성하도록 하고 있다.
추천위에서 추천된 3인 중 1인을 감사원장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함으로써 감사위원 임명 과정에 청와대의 인사 개입 가능성을 원칙적으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2011년 7월경 대법관, 검찰총장에 대해 추천위원회 추천 절차를 도입한 이래 청와대의 인사 개입이 차단되는 효과를 보고 있는 법원조직법, 검찰청법 개정 성과에 착안한 것이라고 서 의원 측은 설명했다.
또한 감사원 5급 이상의 공무원은 감사위원회 의결을 거쳐 감사원장이 임면하도록 하는 등 이들에 대한 대통령 임면권을 박탈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서 의원은 "이 법이 통과되면 감사원이 청와대의 정권유지 수단으로 변질되는 것을 막고, 헌법이 정하고 있는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을 확보하는데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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