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또 고개든 美부채한도 증액협상..진통 예고
2013-08-27 15:20:00 2013-08-27 16:57:50
[뉴스토마토 김희주기자] 미국의 부채한도가 다시 상한선에 가까워졌다.
 
다음달 개회되는 미국 의회에서 부채한도 증액 협상이 주요 안건으로 논의될 예정임에 따라 민주당과 공화당의 의견 차이가 쉽게 좁혀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2년 전 큰 고비로 떠올랐던 재정절벽 우려가 다시 대두되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됐다.
 
◇美 재무부 "부채한도 10월에 바닥날 것"
 
26일(현지시간) 제이콥 루 재무장관은 의회에 보낸 서한을 통해 오는 10월에 미국의 부채규모가 상한선에 도달할 것이라며 부채한도를 늘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의 부채한도 상한선은 16조7000억달러로, 오는 10월 중순에는 재무부가 조달했던 특별자금도 모두 소진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루 장관은 "10월이 되면 현금만으로 정부를 운영해야 할지도 모른다"며 "10월 중순 이후 현금 보유액은 500억달러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5월 재무부는 국가채무 법정한도 상한 해제 시한 만료로 정부 부채한도가 상한선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자 2600억달러의 긴급자금을 확보해 노동절인 9월2일까지는 버틸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이에 의회가 9월 내에 채무한도를 증액하지 않으면 국채이자 지급을 비롯한 각종 사회보장 지출 등이 불가능해지고 결국 미국 정부가 디폴트(채무불이행)에 처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80년에는 9000억달러에 불과했던 미국의 국가채무는 10년새 3조2000억달러로 늘어나고 2000년에는 5조7000억달러로 불어났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은 100%를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1년에는 미국이 국가부채 조정에 어려움을 겪자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강등한 바 있다.
 
◇공화당 벼랑 끝 전술 준비중?..정치권 갈등 깊어질 것
 
이번 부채한도 협상은 내년 회계연도 예산안 승인과 맞물려 있어 타결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회복지 예산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공화당과 이를 반대하는 민주당의 갈등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근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이 50%를 밑돌아 공화당 입장에서는 공세의 강도를 높일 수 있는 시점이기도 하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데이비드 블리처 S&P500 지수 위원회 의장은 다음달 열릴 의회 회의에서의 부채한도 논쟁이 최악의 악몽으로 기록될 수 있다고 충고했다.
 
그는 "최악의 상황인 디폴트를 피할 수는 있겠지만 타협은 맨 마지막 순간에 이뤄질 것"이라며 공화당과 민주당 간의 이견이 쉽게 좁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루 재무장관의 채무한도 상향조정 촉구 서한을 받은 인물은 존 베이너 하원 의원으로, 그는 지난달 "지출삭감 없이 부채한도를 늘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공화당 측은 정부의 부채한도를 증액하기 위해서는 지출삭감을 시행하는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한 사회보장 프로그램 '오바마케어'에 들어가는 예산을 줄여 재정지출을 억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오바마 행정부는 부채한도 증액과 관련해서는 어떠한 타협도 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무엇보다도 오바마케어에 들어가는 예산은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샌더 레빈 세입 위원회 민주당 의원은 "9일 간의 회의에서 공화당은 미국 경기를 둔화시키는 벼랑끝 전술을 펼치기 위해 준비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지난 2011년에는 공화당의 시간끌기 전술로 부채한도 증액에 끝까지 반대해 국가 부도사태 직전까지 갔던 적이 있다.
 
블리처 의장은 "재정정책과 관련된 사안들이 미국 경제에 많은 문제를 낳고 있지만 공화당과 민주당 어느 쪽도 쉽게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악의 상황은 면할 것..금융시장 변동성 제공
 
그러나 이번에는 최근 미국의 재정적자가 개선되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어 결국에는 부채한도 증액 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재무부가 밝힌 7월 재정적자는 976억달러로 5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백악관은 오는 9월 마감하는 2013 회계연도의 총 적자액을 7590억달러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2009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탄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국 재정적자 변동 추이
 
또 양 당은 지난해 11월 대선 당시 국방비 지출 삭감, 소득세 감면 등의 정책에서 이미 합의점에 도달한 바 있어 최악의 갈등이 빚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전문가들은 부채한도 증액 협상이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출구전략 불확실성보다 큰 혼란을 줄 수 있다며 금융시장에 변동성을 제공할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블리처 의장은 "부채한도 협상은 미국 경제에 가장 중요한 쟁점"이라며 "다만 협상 타결 시점이 불명확해 시장이 집중해야 할 시기를 가늠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협상은 단기적으로는 미국 경제에 타격을 주겠지만 상황이 종료된 이후에는 다시 개선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협상이 이어지는 9월에는 금융시장에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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