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서부이촌동에 무려 6년 만에 매수 문의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백지화와 그에 따른 지구지정, 이주대책기준일 해제로 거래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용산국제업무지구사업이 무산되며, 부동산규제가 풀렸지만 지역 주민들은 여전히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서울시에 의해 6년 동안 강제적으로 억눌렸던 거래와 그로 인해 반의 반토막난 집값 때문이다.
◇경매가 기준으로 시세 재형성될 듯
코레일은 지난 5일 철도정비창 부지 회수를 위해 최종 토지대금을 납부함으로써 드림허브는 사업시행자 자격이 상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은 7년 만에 공식적으로 전면 백지화됐다.
이에 맞춰 서울시는 오는 12일 도시개발구역 해제를 고시하고, 2007년 8월30일 이 일대에 지정했던 이주대책기준일도 동시에 해제키로 했다.
시는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계획 발표 이후 폭등하는 부동산가격을 억제하기 위해 이주대책기주일을 도입, 입주권 부여를 제한해 왔다.
용산 서부이촌동 M중개업소 관계자는 "지구지정과 이주대책기준일이 해제된다는 소식과 함께 문의 전화가 들어오기 시작했다"면서 "많지는 않지만 전까지는 듣기도 힘들었던 매매 문의다"고 상황을 알렸다.
이 관계자는 "6년 간 거래가 사라지며 시세가 형성될 수 없었던 곳이기 때문에 거래가는 경매가를 기준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늘 오전 이촌동 대림아파트 전용 84㎡는 6억5000만원에 낙찰됐다. 현장에서는 이 가격이 최저 기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아파트의 전고점은 2007년 14억원이었다.
◇용산 서부이촌동 시범증산 아파트(사진=한승수)
◇"서울시, 잃어버린 6년을 책임져라"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무산되고, 재산권 행사를 막았던 지구지정과 이주대책기준일도 해제됐지만 지역 내 주민들에게 남은 것은 상처 밖에 없다.
6년 동안 아파트값은 하락할대로 하락했고, 그 시간만큼 시설은 노후화됐다. 대출 압박을 이기지 못한 일부 소유자들은 경매를 통해 용산 서부이촌동을 빠져나갔다. 낙찰가로는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시는 이촌동 시민들을 달래기 위해 주거환경이 불량하고 노후된 구역에 대해 지역재생을 위해 나서기로 했지만 서부이촌동 내 주민들은 더이상 시를 신뢰하지 않았다. 책임 회피를 위한 '뜬구름' 잡는 소리라고 비난했다.
한 주민은 "6년 동안 이렇게 만들어 놓고 뭘 재생해주겠다는 것인지, 막연하게 말하는 비전도 없는 재생이란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면서 "집값을 6년 전으로 돌려주겠다는 것인지, 용적율을 높여주겠다는 것인지, 새아파트를 만들어주겠다는 것인지 비전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고 토로했다.
D중개업소 대표는 "시장 원리에 따라 거래가 줄고 가격이 떨어진 것이라면 누굴 탓하겠는가, 법적으로 거래를 못하게 해 떨어진 집값은 보상을 받아야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한편 시는 서부이촌동 내 도시관리계획 가이드라인을 올해 말까지 마련하고 지역주민 의견수렴과정을 거쳐 내년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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