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채동욱 검찰총장이 조선일보의 '혼외자'의혹 보도에 대해 정식 소송을 제기하기로 결정했다.
채 총장은 12일 "조선일보 보도에 대해 지난 9월9일 정정보도를 청구했으나 유감스럽게도 오늘까지 정정보도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따라서 조선일보를 상대로 법원에 정정보도청구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조선일보가 제기한 의혹의 조속한 해소를 위해 조정, 중재 절차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 총장은 또 "보다 신속한 의혹해소를 위해 소송과는 별도로 유전자 검사를 조속히 실시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강조하고 "구체적인 절차와 방법은 개인적으로 선임한 변호사가 조선일보측과 협의 토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채 총장은 지난 9일 오후 6시 팩스를 통해 정정보도를 청구했으나 이날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에 관한 법률'상 정정보도청구 수용여부 통보기한이 되었음에도 조선일보측이 아무런 답변이 없자 소송제기를 전격 결정한 것이다.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에 관한 법률'상 정정보도 청구를 받은 언론사는 3일 이내에 수용여부를 청구인인 피해자에게 통지해야 한다.
채 총장은 다만, 법정기한인 3일이 되는 12일이 끝나는 이날 자정까지 조선일보측의 수용여부를 기다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조선일보측의 답변이 없을 경우 채 총장은 이르면 내일 중으로 법원에 소장을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지금도 근거 없는 의혹이 무한정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조속히 법적절차를 진행할 의사를 밝혔다.
한편, 검찰은 채 총장 개인과는 별도로 이번 '혼외자' 의혹 보도로 검찰의 명예가 훼손됐음을 이유로 조선일보측에 정정보도를 청구한 상태다.
검찰측은 대변인 명의로 지난 10일 조선일보측에 정정보도청구서를 송부했으며, 청구서는 당일 배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조선일보측은 청구에 대한 수용여부 통지 기한인 13일까지 검찰측에도 정정보도청구 수용여부를 통지해야 한다.
조선일보측이 검찰명의의 정정보도청구에 대해 수용여부를 답하지 않을 경우 검찰은 채 총장과는 별도로 법원에 정정보도청구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며, 주말을 고려해 늦어도 다음주 월요일인 16일 소장을 법원에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채 총장과 검찰이 정정보도청구소송을 제기하면 법원은 법률에 따라 3개월 내에 선고하게 되어 있다. 따라서 1심은 오는 12월 중에 선고된다.
채 총장은 현재 정정보도청구소송에 대비해 변호사 2명을 내정했으며, 향후 절차는 이들 변호사들과 상의한 뒤 결정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정정보도청구를 할 경우 민법상의 불법행위로 명예훼손이나 정신적인 피해를 입었음을 이유로 손해배상청구를 하는 것이 통상적인 절차다.
그러나 채 총장과 검찰은 이번 사건이 의혹 규명과 명예회복에 관한 사안임을 고려해 현재로서는 별도의 손해배상청구는 고려하고 있지 않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소송은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에 관한 법률'상의 정정보도청구소송만을 말한다"며 "민법상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와는 구별된다"고 설명했다.
채 총장은 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유전자 검사'를 실시하는 방안도 조속히 검토 중이며 구체적인 절차는 변호사들을 통해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유전자 검사'는 별도의 법적절차나 재판부의 승인 없이도 당사자들의 합의만으로 가능하며, 이번과 같이 친자관계를 따지는 경우 채 총장과 채 총장의 아들로 의혹이 제기된 C군, C군의 어머니가 합의하면 유전자 검사를 할 수 있다.
유전자 검사는 혈액은 물론, 타액이나 모근이 있는 머리카락이나 체모, 구강 안 소량의 세포 등으로도 가능하다.
검사결과는 통상 검사 샘플을 채취한 때부터 이르면 9~12시간, 늦어도 24시간이내에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채동욱 검찰총장(사진=뉴스토마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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