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롯데그룹 계열사인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가맹점주 사찰 논란에 휩싸였다. 해당 점주는 이에 따른 피해를 호소하며 세븐일레븐 대표이사를 고소한 상태다.
이로 인해 기존 롯데그룹 계열사의 불공정행위에 맞서 결성된 피해자모임과 임차상인, 납품업체 등과 롯데 본사의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세븐일레븐바이더웨이가맹점주협의회와 전국을살리기비대위, 경제민주화운동본부 등은 24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세븐일레븐의 불법 사찰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북 군산의 한 가맹점주는 본사 담당자가 인터넷 카페 활동을 조사하고, 매장 내 보안을 위해 설치한 CCTV로 본인의 동선을 감시했다고 주장했다.
이 가맹점주는 "인터넷 카페에서 닉네임을 사용했는데도 무슨 글을 쓰는지 확인해 회사 내부에서 보고된 사실을 알게 됐다"며 "감시를 받는다고 생각하니 잠을 이룰 수 없었고, 이는 인권유린과 다름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러한 문제로 마찰을 일으키니 담당자가 매장에 직접 와 비밀번호를 바꿔가면서 CCTV로 동선을 감시했다"며 "항의를 해도 단 한 번의 사과도 없이 시정되지 않아 결국 고소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해당 담당자가 CCTV를 확인한 사실을 인정하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와 인터넷 카페 가입과 활동 여부 등 점포별 특이사항을 담은 자료를 공개했다.
이동주 전국을살리기비대위 정책실장은 "70~80년대 군부독재시절에 저질렀던 사찰이 떠오른다"며 "겉으로는 가맹점주들을 보호한다고 외치면서도 몰래 우월적 위치를 이용해 감시하는 추악한 횡포는 사회적인 규탄과 법적인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오명석 세븐일레븐바이더웨이가맹점주협의회 대표는 "롯데는 점주들을 관리하기 위해서라고 표현하지만, 조직을 와해하고 방해하기 위해 사찰하고 있다"면서 "소진세 대표이사가 이 문제에 대해 책임을 지고 사퇴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세븐일레븐 본사는 점포를 지원하거나 개선하기 위해 기록을 남기고 분석하는 것은 기본 업무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황인성 세븐일레븐 홍보팀장은 "새로 개점한 점포의 매출을 향상시키기 위해 실정을 면밀히 파악하는 것이 본사 업무"라며 "더구나 점포 사정 파악은가맹점주의 건강, 애로사항, 매출부진 요인 등을 본사가 철저히 파악해야 한다는 가맹점주대표회의 측의 공식 요구이기도 하다"고 해명했다.
◇24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세븐일레븐의 가맹점주 사찰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열린 가운데 오명석(가운데) 세븐일레븐바이더웨이가맹점주협의회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정해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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