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바르셀로나 항구의 선적 물량이 급증하면서 스페인 경제가 8분기 연속 경기 침체를 탈출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3일(현지시간) 바르셀로나 항 관리소장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부두에서 22년을 일했지만 수출 선적이 이렇게 많이 증가한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들어 8개월 동안 바르셀로나 항을 통해 수출된 재화는 8%가량 증가했다. 동아시아와 라틴아메리카 등 비유럽권 지역에서 스페인 물건을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알제리 수출 물량이 22%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질과 멕시코 수출도 각각 15%, 13%씩 늘었다.
모건스탠리는 스페인이 비교우위를 기반으로 수출을 늘려가고 있다는 점에서 경제가 구조적으로 강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페인 경제의 체질이 바뀌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루이스 데 긴토 스페인 경제 장관은 "근래의 성장은 내적 평가절하를 통해 이룬 성과"라며 "지속적으로 다른 국가들과 경쟁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스페인 경제는 통화가치 절하를 통한 수출 확대와 관광 수입에 의존해 왔다.
이런 가운데 수출이 국가 경제 건강도를 측정하는 바로미터라는 점에서 스페인 경제가 살아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호르헤 시실리아 BBVA 리서치 소장은 "지난 1분기 이후 기업 설비투자가 증가했다"며 "수출 호조가 경제 다른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페르난도 히메네스 라토레 재무차관은 "3,4분기에는 경제성장률(GDP)이 상승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인 1.3%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비즈니스 리더들도 스페인 경제를 낙관했다. 스페인이 어려웠던 시기를 자양분 삼아 화학약품, 기계 등 고부가가치 제품 수출을 확대해 국가 경쟁력을 높였다는 분석이다.
마드리드 소재 은행의 한 간부는 "지난 1년 6개월간 스페인은 우리도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충분한 수준의 성장인지는 속단할 수 없으나, 확실히 경제는 호전되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산적한 국가부채가 스페인 경제성장을 가로막을 것이라는 지적도 존재한다.
실제로 지난 30일 스페인 정부 예산안에 따르면 2011년 말 국내총생산(GDP)의 68.5%였던 스페인 국가부채는 지난해 말 85.9%로 증가했다. 내년에는 99.8%로 가파르게 늘어날것으로 추산된다.
실업률도 문제다. 스페인 노동부에 따르면 2분기 스페인의 실업률은 역대 최고치인 26%다. 이 같은 수치는 적어도 향후 2년 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더불어 스페인 경제가 미국 연방정부 폐쇄와 이탈리아 정치 불안 등 외부 문제에도 취약한 상태라는 의견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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