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지명기자] 1인 가구, 이른바 싱글족이 빠르게 늘고 있다. 싱글족이라고 하면 TV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고소득 전문직의 화려한 싱글을 떠올리기 쉽지만 현실은 꼭 그렇지만도 않다. 다른 가구에 비해 소득은 낮고 지출규모는 큰 데다, 혼자서 맞이해야 할 노후를 생각하면 더욱 불안하다. 늘어나는 싱글족의 은퇴준비는 어떻게 해야 할까. 뉴스토마토 은퇴전략연구소가 해법을 찾아봤다.[편집자주]
#직장인 6년차 최모씨(33세·여)는 싱글족이다. 독신주의는 아니지만 아직 마땅한 배우자감을 만나지 못했고 '결혼을 위한 결혼은 하지 않겠다'고 생각하면서 싱글라이프를 즐기게 됐다. 각종 취미활동과 피부관리 등 자신을 위한 투자에 열심이다. 혼자사는 생활이 나쁘지 않지만, 혼자 살다 퇴직한 뒤 노후를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생각하면 걱정부터 앞선다.
#김모씨(53세·남)는 이른바 돌싱(돌아온 싱글)이다. 기러기 아빠로 10년 가까이 살면서 소원해진 부부관계를 회복하지 못하고 얼마 전에 이혼 도장을 찍었다. 유학 보낸 아이들을 위해 아낌없이 쏟아붓다 보니 변변한 개인연금 하나 들어놓은게 없다. 퇴직의 불안에 떨게 되면서 기러기 아빠로 생활할 때 느끼던 외로움은 사치스런 고민이 됐다.
#박모씨(60세·여)는 10년 전 남편과 사별했다. 사별 이후 자녀들을 모두 출가시키고 자식들에게 부담이되는게 싫어 작은 아파트로 둥지를 옮겼다. 방송통신대를 등록해 미뤄뒀던 공부를 하며 지내는 삶이 그럭저럭 만족스럽지만 혼자 맞이해야 할 노후를 생각하면 외로운 생각이 앞선다.
급증하는 1인 가구 수만큼 싱글족의 형태도 다양화되고 있다.
◇싱글족 급증..독거할머니·노총각 가구 가장 많아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 현재 1인 가구 비율은 414만가구(23.9%)다. 4가구 중 1가구는 1인 가구인 셈이다.
오는 2030년에는 싱글족의 비율이 33%까지 늘어 전체 가구의 3분의 1에 달할 전망이다.
연령별, 성별로 살펴보면 1인 가구의 19.2%는 70세 이상 고령자였고, 1인 가구의 53.5%는 여자로 나타났다. 여자는 70세 이상에서 남자는 30대 비율이 높아 70대 독거할머니, 30대 노총각 가구수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싱글족이라고 하면 최 모씨의 사례처럼 결혼을 하지 않고 자유를 만끽하는 미혼남녀를 떠올리기 쉽지만, 과거에 비해 이혼이 흔해지면서 이혼남·녀 또한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결혼 4년차 이하인 부부의 이혼율은 24.7%로 나타났다. 결혼 20년차 이상 부부의 황혼이혼율이 크게 늘었는데 지난 1990년 5.2%에서 2012년 26.4%로 집계돼 신혼이혼 비율을 추월했다.
미혼, 이혼 외에 배우자의 사망으로 인해 홀로 남기도 한다.
◇노후준비에 인색.."가급적 빨리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싱글족은 의지할 곳이 마땅치 않아 노후도 홀로 준비해야 한다. 나 말고 믿을 구석이 없기 때문에 더 체계적이고 가급적 일찍 노후를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높은 연봉에 경제적 여유를 가진 골드미스&미스터가 아니라면 맞벌이와 비교할 때 자산을 형성하고 관리할 때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골드미스&미스터라고 하더라도 소득에 비례하게 씀씀이도 커 노후를 위한 투자에는 인색하기 쉽다.
돌싱의 경우도 생활의 터전이 반 이상 사라져 버린 충격을 느낄 수밖에 없고, 이혼의 원인을 제공한 유책배우자는 위자료 지급으로 인해 더 큰 타격을 입게 된다. 그 동안 경제활동을 하지 않던 돌싱은 더욱 큰일이다.
배우자를 먼저 떠나 보낸 여성의 경우 그 동안 경제활동을 하지 않았더라면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손성동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연금연구실장은 "혼자 사는 사람들은 본인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 방어막이 없다"며 "혹시 두 사람 중 한 사람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 나를 대신해줄 인적자원이 없다는 점에서 매우 불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기출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장은 "싱글족은 실직, 건강악화 등의 모든 리스크를 본인이 감수해야 한다"며 "배우자나 자식에게 기댈 수 있는 여지가 없기 때문에 그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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