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내란음모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등이 피의사실에 관련한 내용을 보도했다며 한국일보를 상대로 해당 기사를 삭제할 것을 요구하는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재판장 강형주)는 8일 이 의원 등 10명이 한국일보를 상대로 낸 게시기사 삭제및게시금지 가처분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이 의원의 체포동의안 내용과 검찰의 중간수사결과 보고 내용 등에 비춰볼 때 해당 기사에서 소개된 녹취록의 내용은 신청인들이 지난 5월12일 회합에서 한 발언 내용과 일치한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기사는 공적인 인물이 공공적·사회적 의미를 가진 사안에 관해 한 발언을 보도한 것으로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라고 볼 여지가 매우 크다"고 인정했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분단과 휴전 상태라는 대한민국의 특수 상황과 국가안전보장에 대한 국민적 불안 등을 고려할 때, 해당 기사는 국민들이 알아야 할 공공성·사회성에 관한 사안을 다룬 보도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해당 기사의 게시 여부와 무관하게 신청인들은 여전히 헌법과 형사소송법 등이 정한 바에 따라 재판을 받을 수 있다"며 "신청인들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직접적으로 침해됐다고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국정원과 검찰은 지난 8월28일 내란음모 혐의로 이 의원의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고, 한국일보는 이 의원 등이 지난 5월12일 회합에서 발언 녹취록 내용 등을 지난 8월30일과 9월2일, 9월3일자 지면에 각각 실었다.
이에 이 의원 등은 "한국일보 기사로 명예가 훼손됐고, 재판을 받기 전에 불리한 사실이 알려져 재판받을 권리가 침해당했다"며 법원에 해당기사를 삭제해줄 것을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서울법원종합청사(사진=뉴스토마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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