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국정원 등 국가기관들이 지난 대선에 전방위적으로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이 난데없이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의 대선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관권선거 의혹으로 수세에 몰린 새누리당이 전공노가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선거운동을 벌였다는 의혹으로 맞불을 놓아 국면을 전환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최경환 원내대표(사진)는 4일 "전공노는 지난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정책 협약을 체결하고, 공식 SNS를 통해 정권교체 관련 게시물을 작성하는 등 적극적인 지지운동을 펼쳤다"면서 "이것은 단순 댓글 차원을 넘는 정치 개입 행위"라고 주장했다.
최 원내대표는 "또 소속 공무원들은 각자의 트위터를 통해 문 후보를 지지하고, 박근혜 후보를 비방하는 내용의 트윗들을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이런 행위는 공무원의 정치활동과 선거운동을 금지한 헌법과 공직선거법, 국가공무원법, 지방공무원법의 관련 조항들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헌법적 가치와 법질서를 엄격히 준수해야 할 공무원들의 결사체인 전공노가 버젓이 특정 후보의 선거운동을 벌였다는 것은 큰 문제"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처럼 새누리당이 '전공노' 카드를 꺼내든 것은 새누리당 정권의 국가기관 전반으로 향하고 있는 대선 개입 의혹을 희석시키기 위한 물타기 전략으로 풀이된다.
박근혜 정부 첫 국정감사에서 국정원과 경찰은 물론 국군 사이버사령부, 국가보훈처 등에 소속된 공무원들이 지난 대선 당시 박 대통령을 위해 복무했다는 정황이 짙어지고 있는 와중에 뜬금없이 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가기관들이 광범위하게 연루돼 총체적 관권선거라는 말까지 나오는 정권 차원의 대선 개입 의혹과, 전공노의 문재인 지지활동을 같은 범주로 놓을 수 있는지 물음표가 붙는다.
그리고 전공노의 정치활동이 문제가 된다면, 국정원 직원 및 사이버사령부 요원 등이 온라인 여론을 조작하는 방식으로 대선에 개입한 행위는 더 심각한 일이라는 지적이다.
더욱이 박 대통령은 대선 전 10월 열린 전공노 총회에 축사를 보내기도 했다. 새누리당은 자당의 대선 후보가 법외노조인 전공노의 표심에 구애의 몸짓을 보낸지 1년여 만에 이를 불법 선거운동으로 규정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전공노는 "일체의 조직적 대선 개입은 없었으며, 이는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의 국정원 대선 개입 정국 물타기를 위한 공안탄압"이라는 입장이다.
또 "이후 제기되는 의혹이 과장되고 계획적으로 의도된 것이라는 것을 자세하게 밝힘과 동시에 공안탄압에 맞서 법적 대응은 물론 인권시민사회단체 및 민주노총을 비롯한 전체 민중진영과 함께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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