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국내 대표적인 밥솥 제조사인 쿠쿠전자와
리홈쿠첸(014470)이 비슷하면서도 다른 사업 다각화 전략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은 밥솥시장에서의 인지도와 브랜드를 바탕으로 나름 생활가전 라인업을 갖췄지만 주력제품인 밥솥을 이을 대표제품이 딱히 없던 터였다. 하지만 지난 여름을 시작으로 밥솥 명가다운 활약이 펼쳐졌다.
국내 밥솥 시장은 6000억원 규모로 수년째 정체기를 맞고 있다. 급격한 성장보다는 교체 수요 등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이동하고 있다. 국내보다는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 쌀문화를 공유하는 해외시장의 개척 필요성도 한층 높아졌다.
주목할 만한 점은 양사 모두 최근 2~3년 사이 총매출에서 밥솥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밥솥 매출은 지속적으로 오르는 추세지만 나머지 사업군의 다각화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결과라고 각 사는 자평했다.
실제 쿠쿠전자의 매출 중 전기밥솥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92%, 2011년 87%, 지난해에는 81%로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리홈쿠첸 리빙사업부의 매출 중 밥솥 매출 역시 매년 줄어들고 있다. 2011년 74%, 2012년 72%를 기록하더니 올 상반기(1월~6월)에는 70%를 보였다.
사업군을 뜯어보면 양사 모두 제습기와 에어워셔, 선풍기, 청소기 등 생활가전과 중탕기, 믹서기 등 주방가전을 두루 갖추고 있다. 하지만 밥솥 '이후'를 위한 새로운 먹거리는 여전히 눈에 띄질 않고 있다.
특히 필수 계절가전으로 떠오른 가습기와 제습기, 에어워셔 등의 라인업을 갖췄음에도 다른 중소 가전업체들이 여기에 공들이는 것과 달리 각자 다른 영역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물론 다소 이른 평가라는 반론도 존재한다. 일단 수치는 양사에 호의적이다.
◇쿠쿠전자의 얼음정수기(좌), 리홈쿠첸의 하이브리드렌지(우) (사진제공=각 사)
쿠쿠전자는 지난 2010년 정수기 시장에 진출한 이래 올해 가장 비약적인 도약을 이뤘다. 지난 9월까지 정수기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0% 성장했다. 정수기 시장에서 누적판매 50만대를 기록하면서 지난 여름 내내 쿠쿠는 함박웃음이었다.
리홈쿠첸은 올해 전기압력밥솥의 IH(Induction Heating) 기술을 이용해 하이브리드 렌지 시장에 진출했다. 한 달에 3만9900원씩 39개월 납부하는 렌탈 방식을 전격 도입했다. 이 기간 전문가의 사후 관리 서비스도 더해졌다. 리홈쿠첸 밥솥 소유자에게는 밥솥 패킹 교환 등의 서비스도 제공된다.
이 사업은 지난 9월부터 현재까지 약 5000대 계약이 진행됐다. 고가임에도 시장의 반응이 호의적인 것으로 회사 측은 분석했다. 이달 초에는 열원의 조합을 달리한 모델 2종을 추가로 출시해 제품의 라인업을 강화했다.
쿠쿠전자 관계자는 "단일제품 판매 기업에서 종합생활가전기업으로의 성장을 위해 사업다각화와 글로벌 진출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각화 전략을 펼치는 이들에 대한 다양한 의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쿠쿠가 업계 2, 3위를 넘볼 정도로 판매를 많이 한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처럼 저가 정책만으로 계속해서 사업을 벌이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리홈쿠첸의 하이브리드 렌지 역시 가정용 전기요금제가 바뀌지 않는 한 시장 규모가 커지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지금까지는 쿠쿠전자가 우위를 점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불거진 리홈쿠첸의 리콜 조치 역시 1등 브랜드로서의 쿠쿠전자 입지를 다시 확인하게 해준 사례였다는 평가다. 쿠쿠전자가 내년에 IPO를 앞둔 만큼 밥솥 시장 뿐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직접 비교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한편 쿠쿠전자는 전제 밥솥 시장의 73%를 점유하며 독보적 위치를 굳혔다. 매출액은 2010년까지 3000억원대에 머물렀지만 지난해에는 5000억원까지 성장했다. 리홈쿠첸은 약 40%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매출액은 지난 2010년부터 3000억원대에 머물러 있다. 다만 이는 각 사의 주장으로 정확한 통계치는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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