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성원기자]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국내 은행들의 부실채권 비율이 상승했다. 은행에 제때 돈을 갚지 못하는 중소기업이 늘어난 데다 부실 건설사와 중소 조선사에 대한 구조조정에 따라 신규 부실채권 규모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현재 국내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은 1.11%로 전분기 0.82%보다 0.29%포인트 상승했다.
시중은행 중에서는 국민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이 1.26%로 가장 높았고 한국씨티은행(1.24%), 하나은행(1.20%), 우리은행(1.19%)이 뒤를 이었다. 외환은행(1.09%)과 SC제일은행(1.04%), 신한은행(1.00%)은 상대적으로 부실채권비율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금감원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국내 실물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새롭게 발생한 부실채권 규모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4조5000억원 수준이었던 신규발생 부실채권 규모는 지난해 4분기 9조1000억원으로 두배 이상 늘어났다. 특히 지난달에는 채권은행단이 건설, 조선사에 대한 1차 구조조정 명단을 발표하면서 1조5000억원의 여신이 부실채권으로 분류됐다.
<자료=금융감독원>
부문별로는 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이 중소기업여신을 중심으로 지난해 6월 말 이후 상승세를 보인 반면 가계여신(주택담보대출) 부실채권비율은 2007년 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경영난에 처한 중소기업들이 돈을 제때 갚지 못하면서 은행권의 대출건전성 악화를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지난해 국내은행이 털어낸 부실채권 규모는 14조원으로 전년도 12조2000억원에 비해 14.7% 증가했다. 정리방법으로는 대손상각이 4조4000억원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담보처분에 의한 회수는 3조8000억원, 연체이자회수 등 여신정상화와 매각은 각각 2조7000억원과 1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국내 은행들의 충당금적립액 규모와 당기순이익을 고려할 때 부실화에 따른 손실흡수 능력은 양호한 수준"이라며 "그러나 앞으로 자선건전성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부실여신의 조기정리와 사후관리 등을 강화하도록 지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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