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대규모 투자를 통해 단기간에 몸집을 불린 중국 철강업계가 극심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지속적인 설비 확장으로 생산량은 증가하는 데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요는 줄면서 수급 불균형 현상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중국은 전세계 철강재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중국산 철강재의 공급 과잉은 전세계 철강 가격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와 중국 철강공업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 중·대형 철강사의 40%가 적자를 기록했으며, 이들의 총 부채는 3조위안을 넘어섰다. 상반기 동안 이들 철강사의 이윤 총액이 22억위안인 점을 감안하면 부채에 대한 이자지급도 버거운 상황이다.
(자료=코트라 해외비즈니스정보포털, 중국 경제관찰보)
상황이 이렇다 보니 창쯔철강그룹, 허베이둥산예금속공업유한회사, 장디엔철강공장 등 5곳의 대형 철강사는 자산대비 부채비율이 100%를 초과하기도 했다.
소형 철강기업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장시성에 위치한 연산 80만톤 규모의 핑터철강유한회사는 자금줄이 막혀 지난 6월 생산을 중단했고, 근로자 200여명의 임금도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환경 관련 설비를 갖추지 못한 철강사의 경우 영업을 중단시키는 사례도 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중국 허베이성 탕산시 정부가 낙후된 설비로 인해 오염을 유발하는 철강기업 199곳을 우선 선정해 영업을 중단시킨 바 있다.
이와 함께 철강 공급 과잉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 정부가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선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허베이성의 경우 지난달 450평방미터 크기의 용광로를 철거했는데 정부 당국은 앞으로도 10개의 용광로와 16개의 전로를 추가로 철거할 계획이다.
생산능력으로 환산할 경우 선철 456백만톤, 제강 680백만톤에 해당하며, 지난해 허베이성 철강 생산량의 4%에 해당한다.
중국 허베이성은 중국 최대 철강 밀집지역으로 연간 3억1000만톤의 철강재 생산이 가능하며 이는 중국 전체의 3분의1에 해당하는 규모다.
하지만 이로 인한 대기오염 문제와 철강 공급 과잉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최근 중국 정부는 오는 2017년까지 철강 생산 설비 6000만톤을 폐쇄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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