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동산시장 악화, 대출지도 바꿨다
2009-02-16 12:00:00 2009-02-16 21:30:43
[뉴스토마토 강진규기자]지난해 금융위기가 실물위기로 전이되는 가운데 부동산 경기가 급속히 악화돼 금융기관의 대출지도를 바꿔놨다.
 
제조업은 대출증가세가 확대된 반면 건설업 뿐만 아니라 부동산업 비중이 큰 서비스업 대출은 증가세가 크게 축소된 것이다.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2008년중 예금은행의 산업별 대출금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예금은행의 산업별 대출금 잔액은 총 528조5369억원으로 전년 말 440조431억원보다 88조4938억원(전년 86조8352억원), 20.1%(전년 24.6%)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 가운데 건설업 대출잔액이 52조8765억원으로 8조5763억원, 19.4% 늘어 전년 11조7862억원, 36.2%보다 크게 줄었고, 서비스업도 263조1530억원으로 39조4995억원, 17.7% 느는데 그쳐 전년 50조3722억원, 29.1%보다 대출증가폭이 크게 줄었다.
 
이는 경기침체로 부동산 시장이 악화되면서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 부동산 관련 건설업 뿐만 아니라 부동산업과 음식·숙박업 비중이 큰 서비스업의 대출을 크게 줄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제조업 대출 잔액은 187조2507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37조4141억원, 25%가 늘어 2007년 22조3657억원, 17.5%보다 대출금 증가세가 확대됐다.
 
이같은 부동산 시장 악화는 지역별 대출의 모습도 바꿨다.
 
이날 한은이 함께 발표한 '2008년중 지역별 금융기관대출금 동향' 자료에 따르면 서울지역 대출금 잔액은 492조1849억원으로 전년보다 69조5482억원 16.5% 늘어 전년 70조8761억원 20.1%보다 증가율이 크게 줄었다.
 
반면 지방의 대출금 잔액은 709조4344억원으로 70조1985억원 11.5% 늘어 전년 71조2840억원 12.6%에서 1% 가량만 줄었다.
 
또 인천과 경기지역까지 포함한 수도권 대출금 증가율은 전년 18.6%에서 15.2%로 줄었지만, 비수도권은 전년 10.2%에서 10.3%로 소폭 늘었다.
 
지방과 달리 불패신화를 유지했던 서울 등 수도권지역의 부동산 시장이 지방보다 경기침체 영향을 크게 받으면서 빠르게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김화용 한은 금융통계팀 과장은 "경기 침체가 반영돼 대출증가율이 줄었고, 특히 건설업과 서비스업 등 부동산 관련 산업의 대출 증가율이 둔화됐다"고 분석했다.
 
김 과장은 또 "경기침체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은 투자가 줄면서 시설자금 증가세가 크게 줄어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시설자금은 27조9202억원, 26.1%가 늘어 전년 30조1082억원, 39.2%보다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
 
반면 제조업 대출증가율이 늘어난 것과 관련, 김 과장은 "제조업에는 중소기업이 많은데 정부가 정책적으로 중소기업 지원책을 쏟아낸 데다 은행들도 중소기업 대출 비율을 준수하기 위해 연말에 중소기업 대출을 많이 늘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의 금융기관 여신운용세칙 제2조 8항에 따르면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을 시중은행은 원화금융자금대출 증가액의 45% 이상, 지방은행은 60% 이상을 하도록 규정돼 있다.
 
금융기관별로 보면 예금은행은 서울에서 대출 증가율을 늘리고 지방에서는 줄인 반면, 비예금 금융기관은 서울에서 대출 증가율을 줄인 반면 지방에서는 늘렸다.
 
서울지역에서 예금은행의 대출 증가율은 18.5%로 전년 17.8%보다 다소 확대되고, 비은행 금융기관 대출증가율은 전년 31.5%에서 7%로 크게 축소됐다.
 
반면 지방에서는 예금은행 대출 증가율이 전년 12.9%에서 10.8%로 줄었지만 상호금융의 영·호남지역 영업마케팅 강화 등으로 비은행 금융기관 대출 증가율은 전년 12.2%에서 13.2%로 늘었다.

뉴스토마토 강진규 기자 jin9ka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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