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검찰이 '수서발 KTX 법인 설립' 저지 철도노조 파업을 '불법파업'으로 규정하고 주동자 10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청구하는 등 강제수사로 전환했다.
검찰과 경찰은 16일 오전 철도노조 파업 핵심 주동자로 지목된 노조원 10명에 대해 업무방해혐의 등으로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또 파업상황을 내일(17일)까지 지켜본 뒤 핵심인원에 대해서는 추가로 체포영장을 청구하고 파업 주동자들 뿐만 아니라 참가자들에 대해서도 수사 강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앞서 코레일측은 파업 참여 철도노조원 190명을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고발했으며, 이에 따라 서울 용산경찰서 등 전국 18개 경찰서가 노조원들에 대해 3회에 걸쳐 소환했으나 모두 불응한 상태다.
대검찰청 공안부(부장 송찬엽 검사장)는 16일 경찰청과 국토교통부, 고용노동부 등 유관 기관 관계자들과 회의를 연 뒤 이번 철도노조 파업에 강경대응하기로 결정했다.
송찬엽 공안부장은 이날 대검 기자단 브리핑에서 "이번 철도노조 파업은 근로제도 개선과는 무관한 불법파업"이라며 "이번 파업으로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승객 사망사고 등 실제 사고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늘이 파업 8일째로 파업 초기 노사 당사자간의 자율적 해결을 최대한 존중한다는 기본 입장 아래 수사를 최대한 자제했으나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어 강제수사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또 "노사간 분쟁이 타결된다고 하더라도 수사는 계속할 방침"라면서 "하루라도 빨리 불법파업에서 복귀하는 노조원에 대해서는 양형에 적극 반영하겠다" 밝혔다.
검찰은 이번 철도노조 파업이 현재까지 상황만으로도 코레일에 대한 업무방해가 충분히 성립된다는 입장이다.
대검 공안 관계자는 "수서발 KTX 법인 설립은 코레일측 결정이 아닌 정부 결정으로서 코레일측이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어서 코레일측 근로제도 개선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밝혔다.
또 "이번 파업으로 코레일측에 막대한 손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명백한 점 등까지 종합해 볼 때 파업의 전격성과 피해의 막대성이 모두 인정되므로 불법파업으로 인한 업무방해가 성립하고 대법원도 종전 판결에서 이 같은 점을 확인한 바 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등 정부측에서는 '수서발 KTX 법인 설립'에 대해 민영화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새로 설립되는 법인의 지분 중 코레일이 41%를 차지하고 자금 대부분도 공적자금인데다가 경쟁체제를 도입해서 서비스나 품질을 올리겠다는 게 목적인만큼 민영화와는 거리가 멀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철도노조측은 "이미 다른 수많은 나라에서도 비슷한 절차를 거쳐 민영화되었다"면서 "이번 결정은 민영화를 위한 수순"이라고 맞서고 있다.
또한 법률전문가들의 분석을 토대로 "수서발 KTX를 공사로부터 분리할 경우 공사는 한해 4천억원의 손실을 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철도노조측은 이날 "업무방해죄를 저지르고 있는 사람들은 수천억원의 손실이 명백한 사업을 결정한 이사진"이라며 "정당한 파업 중인 철도노동자에게 출두요구서를 보낼 것이 아니라 이사진을 소환조사하라"고 반박했다.
◇송찬엽 대검찰청 공안부장(가운데)이 16일 대검찰청 브리핑룸에서 '수서발 KTX 법인 설립' 저지 철도노조 파업에 대한 강경대응 의지를 밝히고 있다. 사진 오른쪽은 허영범 경찰청 수사기획관.(사진=최기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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