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종화기자] 시장은 아무래도 '윤증현 경제팀'의 실력을 알고싶어 하는 것 같다.
현재 시장의 불안은 '윤증현 경제팀에 대한 신뢰가 부족해서'라는 지적들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어서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한지 2주째지만 시장은 여전히 휘청인다. 원화가치와 주가가 연일 하락하며 불안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1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2.50원 상승한 146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2월5일 1475.50원 이후 최고, 올들어 최고치다. 장중 한 때 1476원까지 치솟았으나 정부 개입매입과 네고물량 등의 유입으로 다소 누그러졌다.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4.00포인트(-1.24%) 내린 1113.19로 거래를 마감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경기부양안에 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뉴욕증시가 휴장기간 여타 증시의 하락세를 한번에 반영하며 급락하자 악영향을 받으며 사흘째 약세를 이어갔다.
◇ 새 경제팀 대응 역부족
정부가 연 이틀 급등하는 환율을 잡기 위해 모처럼 시장에 개입했지만 시장은 치솟는 환율을 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는 "국내보다 미국의 상황에서 비롯된 바가 크다"고 분석한다.
미국의 금융시장 안정조치가 제구실을 못할 것이란 부정적인 견해가 나오고, 아일랜드의 채무불이행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는데다 북한의 미사일 시위도 불안감 확산에 일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계 은행들의 회계결산기인 3월말을 앞두고 다시 불거지고 있는 3월 위기설에 대해서도 "시장에 신뢰를 주겠다던 윤 장관의 발언을 아직 신뢰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 3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국고채는 3조8000억원 규모로 지난해 9월의 20% 수준에 불과하다. 금융권의 외채도 100억 달러 규모로 외환보유액을 고려하면 크게 문제될 액수가 아니다.
그런데도 시장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것은 역시 미국발 불안감의 확산과 남북관계 악화 등으로 인한 복합적인 요소가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정부 신뢰 아직 미흡
그러나 모든 것에 앞선 근본적인 원인은 "오바마 경제팀에 대한 불신 때문"이라는 분석이 가장 설득력을 얻는다.
티모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의 잇단 실책이 지뢰밭인 미국의 금융시장에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오석태 한국시티은행 경제분석팀장은 "현 시장 상황은 윤증현 경제팀에 대한 테스트 측면보다 미국 오바마 경제팀에 대한 테스트 측면이 크다"고 색다른 견해를 밝혔다.
오 팀장은 "애당초 미국에서 시작된 위기인 만큼 미국의 상황이 중요한데 미국이 여전히 좋지 않다"며 "펀터맨털은 그대로인데 정부에 대한 기대 심리에 따라 왔다갔다하는 형국"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심리만 좋아지면 상황은 나아질 것이란 모범답안이다.
정부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지적했다. 오 팀장은 "지난 번 한미 통화스와프를 연장하면서 규모를 확대했으면 상황은 더욱 나아졌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정부의 신뢰 회복도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조종화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기본적으로 우리 시장의 장래를 불확실하게 보는 것"이라며 "정부는 계속 신뢰를 심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발표한 정책에 대해서는 일관성 있게 밀어 붙이고, 하지 않겠다고 한 정책에 대해서는 분명한 태도를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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