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한나기자] 대학진학을 앞둔 입시생의 출생지와 성장지역이 수능점수를 크게 좌우하고 이 결과가 취업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19일 '지방대학 문제의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현재의 과다한 지방대학 난립이 이들 대학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각 지역간 대학교육 이전 초등학교에서부터 고등학교에 이르는 단계의 교육격차를 해소하는데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KDI는 보고서에서 지난 1996년 당시 대학설립의 기준이 크게 완화되면서 지방 사립대를 중심으로 지방소재 대학이 크게 늘어나 성적이 낮아도 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 '학력 인플레이션'을 초래해 지방대학의 경쟁력을 약화시켰다고 밝혔다.
김희삼 KDI 연구위원은 "지난 참여정부에서 '누리사업'을 통해 지방대 육성을 꾀했으나 투입된 자원에 비해 효과는 미미한 편이었다"며 "지방대를 키워 지방발전을 꾀하겠다는 전략은 별 효과가 없었고, 지방발전이 선행돼야 지방대의 위상도 올라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위원은 또 "지방대 출신들이 지방에서 일자리를 구하지 않고 서울과 수도권으로 옮기는 이유도 지방발전 수준이 낮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출신대학 소재지와 취업근무지가 일치하는 비율이 충남의 경우 20.6%, 경북은 30.9% 등으로 낮았다. 반면 충남지역 대졸자 중 40%는 서울지역으로 이동했다.
지방대 출신이 좋은 일자리를 얻지 못하는 것도 수능점수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일반적으로 수능점수가 낮은 비서울지역 대학 출신자는 서울소재 대학 출신자보다 약 16%정도 낮은 임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나 입시단계의 선별이 채용단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또 수능점수 차가 초·중·고의 출신지에 따라서 크다고 분석했다.
고등학교의 경우 충북·제주·광주·전남·전북은 서울과의 수능 백분위점수 차가 6점 이상 벌어지고, 특히 전북의 경우 서울보다 무려 11~13점이나 낮은 수능백분위 점수를 나타냈다.
이를 수능 원점수(300점)로 환산하면 무려 20점 정도 차이가 나 진학 대학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초·중·고교의 지역 간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지방자치단체는 일반행정과 교육행정을 통합하는 주도적 개선노력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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