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기자] 상위 제약사들이 올해 경영방침을 세우고,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했다.
올해 제약업계는 어느 해보다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중으로 한층 강화된 사용량 약가연동제 개정안이 시행되고, 2월에는 시장형실거래 재시행마저 앞두고 있다. 규제산업의 틀 속에 묶여 실적 회복세를 이어가기 힘들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따라서 상위 제약사들은 국내에서 해외로 눈을 돌려 돌파구를 찾는다는 복안이다. 연구개발(R&D) 확대를 통해 본연의 경쟁력을 제고시키는 한편 의약품 수출을 늘려 어려운 내수시장을 극복한다는 방침이다.
◇녹십자 “해외수출 2억달러 목표”..백신, 효자품목 '우뚝'
녹십자는 올해 해외에서만 2억달러(2100억원)의 의약품 수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효자 품목은 단연 백신이다.
백신은 새해부터 역대 최대 수출 규모 계약을 이끌며 기분 좋은 출발을 끊었다.
범미보건기구(PAHO) 2014년도 남반구 의약품 입찰에서 독감백신 2300만달러와 면역글로불린 400만달러를 포함해 모두 2700만달러(3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수주했다. 이번 독감백신 수주 규모는 국제기구의 입찰을 통한 녹십자의 의약품 수출 중 역대 최대금액으로 기록됐다.
◇녹십자 2014년 시무식 모습. 녹십자는 올해 해외에서만 2억달러 매출 목표를 내걸었다.(사진=녹십자)
대륙 공략에도 주력한다. 공장 개보수를 마치고 우수의약품관리제도(GMP)을 인증 받은 중국녹십자는 또 다른 전진기지 역할을 담당한다. 이곳에서 녹십자가 개발한 백신 ‘그린진 에프’와 ‘헌터라제’ 등이 중국시장에 출시되면서 해외 의약품 확장에 나선다.
녹십자 관계자는 “국내 헌터증후군 환자는 65명에 불과하지만, 중국은 병원당 약 100여명의 환자가 있는 만큼 시장 확대가 기대된다”며 “혈액제제 ‘알부민’은 없어서 못 팔정도로, 원료인 혈장만 확보된다면 판로는 활짝 열려 있다”고 기대감을 높였다.
◇유한양행 “해외수출 1억3000만달러 목표”
유한양행은 올해 제네릭(복제의약품) 원료시장보다는 신약 원료시장을 기반으로 해외 사업을 전개한다. 중국과 인도의 다품종, 저가 공세로 제네릭을 기반으로 한 해외시장 공략은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수출 목표는 1억3000만달러로 잡았다. 이를 통해 올해 아깝게 놓친 1조원 매출 달성을 이루겠다는 방침이다.
유한양행은 우수한 연구력과 GMP급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어, 연구개발 초기 단계부터 양산체제 생산이 가능하다. 신약 출시를 위해 2곳 이상에서 임상을 진행할 수 있다. 이는 곧 다국적제약사들로부터의 신뢰의 근원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유한양행의 R&D는 중단기적 시장 창출을 위한 ▲복합제 개량신약 개발 ▲해외 수출을 위한 글로벌 제약사 원료의약품(API) 공정연구 ▲미래성장 동력인 혁신신약 개발 등 3가지 포트폴리오를 갖고 진행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신제품 연구는 복합제 개량신약과 천연물신약 분야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연구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약품 “R&D만 1000억원..신약 프로젝트 29건 진행”
한미약품은 지난해 R&D로만 10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상장 제약사중 처음으로 1000억원을 돌파했다. 한미약품은 2010년 매출의 14.3%인 852억원, 2011년에는 14.4%인 740억원, 2012년에는 14.6%인 795억원을 각각 투입했다.
올해 역시 전년 대비 수준으로 R&D 투자를 집행한다는 방침이다. 한미약품은 지속적이고 집중적인 R&D 투자를 통해 당뇨 등 바이오신약 7건, 표적항암제 등 합성신약 7건, 천연물신약 1건, 복합신약 14건 등 29건에 이르는 R&D 프로젝트를 국내외에서 진행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2010년 비상경영 하에서도 신약 R&D 투자만큼은 줄이지 않았다”며 “중단 없는 지속적 R&D에 대한 결단이 대한민국 최초 글로벌 신약이라는 결실로 이어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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