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지난해 10월 미 정치권이 합의한 연방정부의 부채한도 임시 합의 종료시점이 다가오면서 미국의 초단기 국채금리가 급등세를 나타냈다.
이에따라 부채한도가 또 다시 미 경제의 암초로 떠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미 정부가 발행한 80억달러 규모의 한달만기 국채금리가 0.13%를 기록하며 미 정부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위험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제네들리 골드버기 TD증권 금리 스트래지스트는 "(국채금리 급등은) 모두 다 부채한도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의 초단기 국채금리는 부채한도가 미 경제의 리스크로 떠오를 때마다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2주전 금리가 제로(0)였던 미국의 한달만기 초단기 금리는 지난주 0.05%를 기록한데 이어 이날은 0.13%까지 올랐다. 미국이 디폴트 상황에 처하기 직전이었던 지난해 10월16일에는 한달물 국채금리가 0.24%까지 치솟았다.
미 정치권은 지난해 10월 부채한도 도달 시점을 하루 앞두고 16조7000억원 규모의 정부 부채한도를 상향조정하는 대신 정부가 돈을 빌릴 수 있는 기간을 이달 7일까지 연장키로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미 정치권에서는 부채한도 증액을 위한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존 베이너 공화당 하원의장은 "부채한도 문제 해결을 위한 많은 방안들이 논의되고 있다"면서도 "아직까지 어떠한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 재무부는 이날 국가 부도를 피하기 위해 오는 7일 정오부터 지방정부에 대한 국채판매를 일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제이콥 루 미 재무장관은 "워싱턴에서 부채한도를 증액하지 않는 이상 연방정부는 이달 말쯤 부채한도에 도달할 것"이라며 "세금 환급금 지불 등이 남아있는 만큼 남은 예산이 빨리 고갈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채한도가 조속히 증액되지 않으면 연방정부가 제 기능을 수행할 수 없게 된다"고 경고했다.
한편 워싱턴포스트(WP)지는 이날 공화당이 1년짜리 부채한도 증액 방안을 오바마 대통령의 의료보험법 개혁안(오바마케어)의 일부 조항 폐지와 연계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지난해 10월 예산안과 부채한도를 둘러싼 정치권의 벼랑끝 대치 이후 여론 악화를 겪었던 만큼 보수성향의 의원들도 부채한도 증액과 관련한 강경 대응은 꺼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라울 R 래브라도 아이다호 공화당 의원은 "명확한 부채한도를 제시해 민주당에서도 합의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며 "유권자들이 정치극에 신물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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