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에 도전하는 아이돌, 현 주소는?
막강 티켓 파워..일부 삐딱한 시선도
2014-02-08 13:47:36 2014-02-08 13:51:54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아이돌 스타들이 잇따라 뮤지컬에 도전해 눈길을 끈다. 뮤지컬 ‘해를 품은 달’에 출연 중인 소녀시대의 서현과 슈퍼주니어의 규현을 비롯해 최근 뮤지컬 ‘삼총사’를 통해 얼굴을 비췄던 2PM의 준케이, 샤이니의 키, 제국의 아이들의 박형식 등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렇다면 뮤지컬계에서 이들의 입지는 어떨까. 뮤지컬계와 가요계의 얘기를 들어봤다.
 
◇뮤지컬 '해를 품은 달'에 출연 중인 소녀시대의 서현. (사진=서현 트위터)
 
◇아이돌들이 뮤지컬에 도전하는 이유는?
 
노래에 춤, 연기까지 완벽하게 소화해야 하는 뮤지컬은 아이돌들에겐 새로운 도전이다. 가수로서 무대에 설 땐 자신이 속한 그룹의 멤버들만 신경을 쓰면 됐다. 하지만 뮤지컬에선 수십 명의 출연진, 스태프들과 함께 앙상블을 만들어내야 한다.
 
이런 뮤지컬의 색다른 점에 아이돌들이 큰 매력을 느낀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번 뮤지컬을 해 본 아이돌들은 뮤지컬의 매력에 푹 빠져들 게 된다는 것.
 
아이돌들은 뮤지컬 활동을 통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도 하고, 그룹 활동을 하던 때와 달리 혼자 무대에 서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얻기도 한다. 또 상대적으로 활동 수명이 짧은 아이돌로선 30대 이후의 삶을 설계하는 데 있어서 뮤지컬 출연 경험이 큰 도움이 된다.
 
한 가요 관계자는 "아이돌들의 뮤지컬 출연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아이돌의 입장에선 그룹 활동의 휴식기 동안 뮤지컬 출연을 통해 부가적인 수입을 벌어들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전했다.
 
◇김준수는 뮤지컬계에서 막강한 티켓 파워를 과시한다.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뮤지컬 아이돌, 티켓 파워 막강
 
뮤지컬계에 진출한 아이돌 스타들은 막강한 티켓 파워를 과시한다. 뮤지컬계에서 아이돌들에게 끊임 없이 러브콜을 보내는 이유다.
 
최고의 아이돌 출신 뮤지컬 배우로 꼽히는 김준수가 대표적인 예다. 지난해 김준수가 출연한 뮤지컬 '디셈버: 끝나지 않은 노래'의 경우, 티켓 오픈이 되자마자 약 한 시간 동안 12만명의 동시 접속자가 몰리면서 티켓 예매 서버가 마비됐다.
 
김준수는 2010년엔 뮤지컬 '모차트르'로 3000석의 세종문화회관 15회 공연을 매진시켜 총 4만5000명의 관객을 불러모았다. 또 2011년엔 뮤지컬 '천국의 눈물'로 3만2000석, 2012년엔 뮤지컬 '엘리자벳'으로 5만5000석의 티켓을 모두 매진시켰다.
 
아이돌 스타들의 티켓 파워는 해외에서도 빛이 난다. 뮤지컬 관계자는 "일본에서 공연할 경우, 한류 스타 아이돌이 출연하느냐 아니냐에 따라 팬들의 반응과 티켓 판매량에서 상당한 차이가 난다. 해외 공연을 통해 아이돌들의 티켓 파워를 실감했다"고 말했다.
 
◇2PM의 준케이는 뮤지컬 '삼총사'에 출연하면서 뮤지컬 배우로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아이돌 향한 삐딱한 시선도
 
일부에선 아이돌들의 뮤지컬계 진출을 삐딱한 시선으로 보기도 한다. 한 뮤지컬 관계자는 “뮤지컬계 일부에선 아이돌 스타들의 뮤지컬 출연을 달갑지 않게 생각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예전엔 밑바닥부터 한 계단, 한 계단 밟아 올라가는 것이 가능했다. 그런데 아이돌들의 뮤지컬 출연이 많아지면서 그런 길이 좁아질 것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경우에 따라선 바쁜 스케줄 때문에 뮤지컬 연습을 게을리하는 아이돌 스타들이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실력이 부족한 아이돌들이 뮤지컬계에 '무임 승차'하는 경우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얘기다. 현재 뮤지컬계에서 활약 중인 상당수의 아이돌 스타들은 티켓 파워 뿐만 아니라 실력 면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다. 꾸준한 노력이 뒷받침된 결과다.
 
관계자는 “뮤지컬 배우들도 뮤지컬 배우로서의 자존심이 있다”며 “그 배우들의 입장에서도 함께 출연하는 아이돌들이 실력이 모자라다면 그들과 공연을 같이 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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