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토마토DB)
[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해양수산부가 잔인한 갑오년을 맞고 있다. 부활 2년차에 들어서자마자 초대 장관이 해임됐고, 한해 한번 겪기 힘든 기름 유출사고가 2주일 사이 두번이나 발생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과 함께 5년 만에 부활한 해수부의 존재 이유가 희미해지고 있다.
지난 15일 부산 남외항 정박지에서 벌크선 캡틴 반젤리스L호가 급유선 그린플러스호와 충돌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현재 해수부는 이를 책임 수습할 장관이 공석인 상태로, 손재학 차관이 업무를 대행하고 있다.
캡틴 반젤리스L호 사고로 벙커C유 237㎘가 유출, 17일 현재 태종대 동방 2마일, 부산북항 동방 5마일, 오륙도 동방 2마일 범위로 기름막이 광범위하게 분포, 조류를 따라 북동쪽으로 이동 중이다.
해경에 따르면 현재까지 해안가 및 어장 관련 오염보고는 없다. 해수부는 선박 99척을 동원, 유출유 회수 등 해상 방제작업 및 항공기 3대를 동원해 예찰활동을 실시할 계획이다.
부산 사고 불과 보름 전에는 여수에서 기름이 유출됐다. 지난달 31일 오전 9시35분쯤 여수 원유 2부두로 진입 중이던 싱가포르 유조선 우이산호가 항해부주의로 원유이송 송유관을 파손시켜 송유관 내에 있던 기름이 해상으로 유출됐다. 유출된 기름양은 164㎘다.
사고 당시 북서풍 8~10m/s, 파고 0.5~1m의 맑고, 정온한 기상상태로, 선장·도선사의 주의의무 태만이나 예인선의 예인줄 미연결 등 인적과실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해수부는 이제서야 도선과정에서의 인적과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제도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유조선 업안 사고로 기름이 유출되는 사고는 전례가 드믄 사고"라며 "이번 일련의 사고로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안전사각 지대를 없애기 위한 각종 방안이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17일 현재 해경함정 2척이 해상 예찰을 진행한 결과, 오염군을 발견하지 못할 정도로 상황은 호전됐다. 해안가에 일부 유착된 기름으로 인해 해경과 방제업체, 지역주민 등이 투입돼 자갈세척, 갯닦이 등 맞춤형 방제를 실시하고 있다. 우려됐던 수산물 안전성에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박근혜 정부 초대 해수부 장관인 윤진숙 전 장관은 갖은 구설수에 오르며 결국 취임 10개월 만에 경질됐다.
여수 기름유출 사고 현장을 방문한 윤 전 장관은 코와 입을 막는 행동으로 오해를 불러 여론의 집중 질타를 받았다. 또 한 방송에 출연해 "사고 1차 피해자는 GS칼텍스"라는 원론적인 답변으로 민심을 불편하게 했다.
인사청문회에서부터 구설수에 올랐던 윤 전 장관은 여수 기름 유출 사고로 직격타를 맞은 것이다. 이 사고를 계기로 지난 6일 해수부 장관직에서 해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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