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페이스북이 모바일 메신저 왓츠앱을 품었다.
20일 인터넷업계와 주요 외신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총 190억달러(한화 20조원)의 자금을 들여 왓츠앱을 인수했다. 40억달러는 현금, 120억달러는 일반 주식이며 나머지 30억 달러는 창업자와 임직원에게 4년 근무를 조건으로 부여하는 제한부 주식이다.
◇ 왓츠앱 (사진제공=왓츠앱)
왓츠앱은 전세계 가장 많은 트래픽을 보유한 모바일 메신저다. 이용자만 하더라도 4억5000만명을 상회하며 이중 70%가 매일 이용한다. 메시지 처리량도 하루 100억건을 넘는다. 주요 이용자층은 북미와 유럽 지역에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비스 특징은 통상 사회관계망서비스가 광고 및 중개수수료 모델을 택한 것과 달리 다르게 유료화 모델을 적용했다. 이용자당 매년 1달러씩 이용료를 매기는 식이다.
이는 창업자 잰 쿰의 의지 때문인데 그는 “오랜 기간 야후에서 일하면서 광고 비즈니스가 이용자 편의성을 현저히 떨어뜨린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쾌적하고 편리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왓츠앱을 구상했다”고 밝힌 바 있다.
대신 여타 모바일 메신저가 콘텐츠 유통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것에 비해 성장성 측면에서 불리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따라서 이번 인수는 서비스 확장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이와 관련해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는 “왓츠앱은 이제 10억명의 페이스북 이용자와 연결됐다”고 말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매각가격에 관한 것이다. 20조원은 페이스북이 지금까지 쓴 인수비용으로 가장 많은 액수며, 최근 몇 년간 글로벌 인터넷시장에서 진행된 최대 빅딜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그만큼 왓츠앱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신호라 할 수 있다.
2011년 페이스북은 인터넷 이용환경 중심축이 유선에서 무선으로 급속히 바뀌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모바일 퍼스트’라는 구호 아래 스마트 디바이스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를 강화한 바 있다.
특히 카카오, 라인, 위챗으로 대변되는 메시징 서비스의 약진과 기존 이용자층에 대한 잠식효과는 더욱 이러한 행보를 가속화하는 요소였다. 페이스북은 메신저 기능을 고도화했고,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판단 하에 왓츠앱을 인수한 것이다.
◇ 라인 (사진제공=네이버)
따라서 전문가들은 이번 인수로 가장 긴장해야 하는 업체는 앞서 언급한 카카오와 라인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왓츠앱이 세계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인 페이스북과 어떤 형태로든 협업을 강화하는 동시에 대규모 투자를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네이버 주가는 8%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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