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리나 비트(Katarina Witt). (사진=독일 ARD 방송 캡처)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동독의 세계적인 여자 피겨스케이팅 선수 출신으로 장기간 '피겨 여제'로 불린 카타리나 비트(49·독일)도 20~21일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나온 김연아(24)의 은메달 판정에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독일 국영 방송 ARD에서 이번 소치올림픽 중계진으로 참여한 비트는 큰 실수를 만들지 않고 경기를 끝낸 김연아가 착지 실수가 있던 러시아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8)에 밀려나며 은메달을 받자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 결과가 바뀔리는 없겠지만 이런 결과를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옛 동독 출신인 비트는 지난 1984년 사라예보 대회와 1988년 캘거리 대회를 연달아 제패하며 1928~1936년 대회를 3연패한 소냐 헤니(노르웨이) 이후 두 번째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세계 여자 피겨계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여자 피겨 선수 가운데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선수는 비트와 헤니 두 명이 전부다.
앞서 21일(한국시각)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여자 싱글 피겨스케이팅 프리스케이팅에서 김연아는 144.19점(기술점수 69.69점, 예술점수 74.50점)을 획득했다.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 기록 74.92점을 더해 총점 219.11점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편 이번 여자 피겨스케이팅 대회에 의문을 품고 의혹을 제기한 유명인사와 매체 수는 시간이 지날 수록 빠르게 늘고 있다. 표현도 상당히 강하고 직설적이다.
미국 올림픽 주관 방송사인 NBC는 트위터를 통해 "김연아 은메달, 17살의 소트니코바 금메달, 코스트너 동메달. 당신은 이 결과에 동의하십니까?"라는 매우 직설적인 표현을 쓰며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으로 많은 화제를 모았다.
시카고 트리뷴은 "소트니코바가 심판판정 덕에 러시아 선수 최초로 여자 피겨스케이팅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피겨사상 가장 의문스러운 판정"이라고 꼬집었다.
미국 스포츠 전문채널 ESPN은 이날 경기후 자사 인터넷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Home Cooking'이란 제목으로 이번 판정에 대해 풍자했다. ESPN은 이후 수위를 낮춰 'Home Ice Advantage'로 제목을 바꿨고, 'A National Heroine'으로 바꾸기도 했다. 모든 제목의 풍자 맥락은 같다.
ESPN은 기사 본문에서는 "주최국 이점 때문에 수행점수(GOE)를 많이 받았다"고 직격탄을 날리며 "소트니코바가 심판 덕을 봤다"고 낮춰 평가했다.
미국의 '피겨 전설'로 꼽히는 미셸콴 역시 경기 직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김연아에게 "믿을 수 없다(Unbelievable!)"란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남겼다.
(이미지=ESPN 인터넷 홈페이지 캡처)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