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시장 1위' 다본다의 비상식
2014-03-06 16:24:38 2014-03-07 10:19:15
[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안녕하세요. 기자님. 오늘 올라온 기사 잘 보았습니다. 오보를 내셨더군요. 다본다(주)에서는 기자님과 편집인을 상대로 허위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소가 진행됨을 통보드리며, 고소 취하는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범죄를 저지르면 반드시 처벌을 받게 됩니다."
 
의미심장했다. 세무조사 사실 여부를 묻는 기자 질문에 시종일관 침묵으로 일관한 뒤 보도 직후 도착한 문자 메시지다. 할 말을 잃었다. 그저 씁쓸할 따름이었다. 세무조사와 이에 따른 추징금은 세무당국 등으로부터 확인됐다.
 
고소하겠다는 다본다의 으름장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업계 1위라 주장하는 다본다에 대해 정확한 통계의 부재 탓에 의혹을 갖는 업계 분위기를 전한 동향 기사로도 기자를 고소한 적이 있다. 사실 여부를 묻는 질문에 "책임질 수 있으면 마음대로 하라"는 반협박조의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이러한 다본다의 일방적 행태는 유명 포털 사이트 블랙박스 동호회에서도 엿볼 수 있다. 다본다는 포털 사이트에 자신에 대해 좋지 않은 의견을 개진한 네티즌의 글을 놓고 '게시글 게재금지 신청'을 여러 번 제기했다. 누리꾼들은 하나같이 '부정적인 글을 막을 시간에 서비스 품질을 개선할 생각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답답해했다.
 
다본다 주장대로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시장 1위 브랜드라면 시장과 업계의 관심이 쏟아지는 것은 당연지사다. 기업의 마케팅 전략과 지속가능 여부, 서비스 척도 등은 언론뿐 아니라 소비자에게도 큰 관심사다.
 
하지만 다본다는 너무나도 비상식적인 행동을 되풀이하고 있다. 좋지 않은 기사나 의견이 나오면 고소를 운운하는 등의 방법으로 입막음을 시도하고 있다. 자신들에 대해 관심을 꺼주길 바라는 눈치다.
 
회사 주장대로 업계 1위라면, 또 지속적인 경영활동과 미래를 꿈꾸는 기업이라면 이러한 비판과 의혹을 받아들이고 소비자와 소통하며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제품을 만드는데 전력을 쏟는 것이 상식이다.
 
뭐가 그리도 구린 구석이 있어 언론의 입을 아예 봉하려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기사를 삭제하지 않으면 다짜고짜 고소하겠다고 협박에 가까운 어조로 기자를 대했다. 송사도 불사하겠다는 다본다다. 과연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숨기려는 것일까.
 
고소든 협박이든, 계속해서 다본다를 지켜봐야겠다는 생각만 확고해진다. 다본다는 시장이 자신을 다 보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시장의 신뢰가 사라지고 나서 갖는 후회는 뒤늦을 뿐이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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