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필현기자] 의료계 내분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집행부와 대의원회가 최근 빚어온 갈등을 종식시키기 위해 사실상 최종 담판을 벌였으나 얼굴만 붉혔다.
의협 집행부는 당초 예고대로 민법상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사원총회를 소집해 ‘대의원 해산의 건’을 진행하고, 대의원회는 노환규 회장의 불신임안을 상정해 회장직에서 끌어 내릴 방침이다. 강 대 강이다.
노환규 회장은 12일 오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대의원들이 10만명 회원들의 뜻을 대표하려고 한다. 개혁을 중단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분명해졌다”며 “단결과 화합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강한 의협을 만들기 위해서는 제도 개혁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환규 회장이 12일 제5차 이사회 의결사항과 관련해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사진=조필현 기자)
김영완 대의원회 대변인은 “양측이 화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두고 협상을 벌였는데, 이렇게 돼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이제는 집행부와 대의원회가 각자의 길을 가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집행부는 오는 26일 예정된 사원총회를 강행하고, 대의원회는 27일 정기 대의원 총회에서 노 회장의 불신임을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집행부는 사원총회를 열어 ‘중요한 의사결정은 회원 투표를 통해 할 수 있다’는 정관 개정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협회 주인은 회원이고, 회원 투표가 정관에 없다는 이유로 회원들의 투표를 수용할 수 없다는 대의원회 주장은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반면 대의원회는 노 회장 불신임 카드로 맞서고 있다. 현재 대의원회는 100명이 넘는 대의원이 노 회장 불신임 발의 동의서에 서명한 상황으로 발의 요건을 충족한 상황이다. 사실상의 탄핵이다.
이제 남은 것은 오는 19일 열리는 대의원 임시총회에서의 불신임 상정 여부다. 만약 이날 불신임안이 상정된다면 27일 열리는 정기 대의원 총회에서 이 건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노환규 회장의 직무는 정지된다.
김영환 대변인은 “이제는 앞길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서로 각자의 길을 가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집행부는 사원총회 개최를 추진할 것이고, 대의원회는 일부 대의원들이 발의한 회장 불신임안을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집행부와 대의원간의 법적 소송전도 예상된다.
의사협회 한 관계자는 “사원총회가 개최되거나 대의원 총회에서 노 회장 탄핵이 진행될 시 양측 간의 법적 공방이 예상된다”며 “어느 한쪽이 수긍하지 않고서는 쉽게 끝날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