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 지도부 "의원 공천관여 금지" 강조에 의원들 "우리가 범죄자냐"
의원총회에서 지도부·의원들 공개 충돌
김한길, 결국 해명.."무조건 손 떼라는 것 아냐"
2014-04-15 10:25:47 2014-04-15 10:30:09
[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가 내세운 '개혁공천'과 관련해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이 정면으로 충돌했다. 핵심은 '의원들의 기초선거 공천 관여'에 대한 양 측의 입장차였다.
 
15일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연합 의원총회에서 전병헌 원내대표는 김동철 의원의 공개 발언 직후 갑자기 단상에 나와 "개혁공천을 하기 위한 일환으로 국회의원과 지역위원장이 관여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의원이 부당하게 공천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박수로 해달라"고 요구했다.
 
전 원내대표의 말에 의원들이 발끈했다. 일부 의원들은 "그거 무슨 말이냐", "그 내용이 뭐냐"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전 원내대표 발언 직후, 설훈 의원이 단상에 섰다. 설 의원은 "의원이 관여하지 말라는 말이 도대체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우리는 지금까지 모든 분들이 개혁해왔다"며 지역구 내에서 투명하고 공정하게 경선 사항들이 정리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는 항상 개혁해왔고 지금 하고 있다"며 "그러나 개혁을 상품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는 안 된다"고 지도부의 행태를 비난했다.
 
설 의원은 "현재 상태에서 국회의원에게 손을 떼라고 한다면, 논리에도 맞지 않고 상황도 개판이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금 지도부는 의원들을 신뢰하고 의원들이 개혁공천한다는 것을 믿어줘야 한다"며 "의원들에게 손을 떼라는 건 현실을 잘 모르고,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다. 다시 재고해달라"고 촉구했다.
 
◇김한길·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전병헌 원내대표(오른쪽부터)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News1
 
이에 김한길 대표가 상황을 정리하려 나섰다. 김 대표는 "지금 전 원내대표가 말한 부분을 곡해하는 것 같다"며 "의원들의 부당한 공천개입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자고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의원들은 "부당한 개입을 안 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당연한 일을 왜 박수쳐서 결의하나"·"국회의원 누가 부당한 개입을 해요"라고 거세게 항의했다.
 
강기정 의원은 "우리들이 범죄자냐"며 "대표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된다. 우리가 언제 부당한 개입을 합니까"라고 외쳤다.
 
김 대표는 이에 뒤지지 않고 "현역 의원들이 기득권을 갖고 줄세우기 하거나 부당한 개입을 하지 말자는 의지를 밝히자는 게 뭐가 그리 잘못됐다고 하시는 거냐"고 따져 물었다. 그는 그러면서도 "의원들이 공천에서 무조건 손을 떼라는 거라고 오해하신다면, 그것과는 다르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다"고 재차 해명에 나섰다.
 
상황은 박병석 국회 부의장이 나서 정리가 됐다. 박 부의장은 "130명의 우리 의원들은 두 대표를 신뢰해야 하고, 두 대표도 130명을 존중해야 한다. 지금 대표들이 말씀하신 건 떳떳한 개혁공천을 하자는 취지의 말씀으로 이해한다"며 "더 이상 여기서 논란을 벌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상황을 수습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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