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세월호 내부에서 처음으로 시신이 수습됐다. 단원고 학생들이 가장 많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3층도 곧 수색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고명석 해양경찰청 장비기술국장은 20일 오전 1시20분 전남 진도 팽목항에 마련된 가족대책본부에서 실종자 가족들을 만나 "정확한 시점을 말할 수는 없지만 4층을 뚫었으니 3층도 비슷한 방식으로 곧 작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시신의 훼손 여부에 대해 "오늘 발견된 시신은 크게 훼손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장담할 수 없다"면서 "그게 제일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이는 실종자 가족들에게도 마찬가지. 가족들 사이에서 점점 희망이 옅어지면서 인양에 대한 논의가 제기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시신 유실 및 훼손에 대한 걱정이 큰 상황. 아직 희망의 끈을 놓치 않고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조차도 무너지고 있다.
고 국장은 "제일 힘든 것은 실종자 가족들에게 신뢰를 잃은 탓에 기상 상태 등에 대해서 설명해도 믿지 않는다"며 "그래서 현재로서는 차분하게 설명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날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19일)밤 11시48분 민관군 합동 구조팀이 선체 유리창을 깨고 선내에 진입해 사망자 3명 수습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앞서 같은 날 오전 5시50분쯤 수색 중이던 잠수부가 4층 격실 근처에서 유리창을 통해 시신 3구를 발견했으나, 부유 장애물과 입수시간 제한 등으로 선체에 진입하지 못한 채 물 밖으로 나왔다.
여러 시도 끝에 어렵게 유리창을 뚫는 데 성공하면서 세월호 사고 닷새 만에 처음으로 배 안에서 수습했다.
이번에 수습된 3명은 모두 남성(학생 추정)이며 침몰선 선수에서 발견됐다. 각각 19일 오후 11시50분과 오후11시55분, 그리고 20일 오전 0시5분에 인양됐다. 이로써 사망자는 총 36명으로 늘었다. 모두 구명조끼를 착용했다.
착용한 옷과 신발 등의 신상 정보를 보고 자신의 아들임을 직감한 한 실종자 가족은 검게 변해버린 바다를 향해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슬픔을 억누르지 못했다.
한편 단원고 학생들의 경우 아직 주민등록이 발급되지 않은 탓에 구조 후 신원을 확인하는 데 더 시간이 걸리고 있다.
실종자 가족 중 한 명은 "아이들이 한창 유행과 인기에 민감할 때라 서로 비슷한 옷과 머리 스타일을 하고 있다"며 "그래서 실제로 보기 전에 알려주는 키, 머리, 옷 등만 들어서는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고명석 국장은 "수습 후 한 시간 정도 팽목항에서 있으면서 '내 가족'이라고 생각되는 실종자 가족분들이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전히 신원 미상이면 병원에 가서 지문을 확인한다"며 "또 주민등록이 이뤄지지 않은 학생들의 경우를 대비해서 실종자 가족들의 DNA를 미리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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