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병윤기자] 올 들어 코스닥 상장사들의 유상증자 관련 공시가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하는 등 기업들이 자금조달에 힘쓰고 있다.
하지만 일부 상장사들은 예정발행주식의 청약이 모두 이뤄지지 않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닥 상장사들의 유상증자 결정 공시(유무상증자결정 공시·정정공시 포함)는 총 96건으로 지난 한해 동안의 유상증자 결정공시(222건)의 약 43%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 기간 동안의 49건에 비하면 벌써 2배 정도 증가했다. 이는 코스닥사들이 자금을 조달에 활발하게 나서고 있음을 보여준다.
김경순 조선대 경영대학 교수는 "한국 시장에서는 정보 비대칭성이 크고 기관투자자의 비중이 작으며 정보공시의무가 강하지 않은 코스닥 기업이 자금조달을 위해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경향이 높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부 코스닥사는 증자가 원활하지 않아 어려움으로 겪고 있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는 25일 주주배정 방식으로 청약을 실시한 결과 총 발행예정주식수 115만주 중 110만3565주가 청약률 96.21%를 기록해 실권주에 대해 일반공모를 진행한다.
리켐(131100)은 우리사주와 구주주 청약률 94.03%를 기록해 실권주에 대해 일반공모를 실시해 청약률 100%를 달성했다.
링네트(042500)는 주주배정 방식으로 총 123만4647주를 발행할 예정이었지만 114만8581주(청약률 93.03%)만 발행됐고 실권주는 미발행 처리했다.
신주를 발행하면서 할인률을 각각 20%(와이지엔터테인먼트)와 25%(리켄, 링네트)를 적용시켰지만 최초 청약을 다 채우지 못한 것이다.
한 경영대학 교수는 "요즘 경기가 좋지 않아 기업들도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는 것을 투자자들도 일부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며 "기존 주주들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싫은 심리가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청약이 과열되는 종목에 대해서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김경순 교수는 "일부 유상증자 기업의 경영자는 정보비대칭성을 이용해 기회주의적인 동기로 유상증자를 실시하지만 비합리적인 투자성향을 갖는 개인투자자들이 할인된 신주발행가격에 과잉 반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제 투자자들도 전문적인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회사의 영업현금흐름과 재무공시 등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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