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이번에 소개할 기업은 어떤 곳인가요?
기자 :
파수닷컴(150900)이라는 보안회사입니다. 파수닷컴은 삼성SDS 연구원 출신인 조규곤 대표가 사내벤처 형태로 2000년 설립했는데요. 국내 DRM 분야의 최강자입니다.
시장 성장에 힘입어 2008년 처음으로 매출 100억원을 달성했으며 지난해 말 기업공개(IPO)에 성공해 92억원의 공모금을 유치했습니다.
여기서 DRM이라는 단어에 대해 생소하게 느껴지실 분이 있을 것 같은데요. 디지털 콘텐츠의 무단사용, 불법복제, 변조 등을 막아 제공자의 권리와 이익을 보호해주는 기술을 통틀어 일컫는 말입니다.
시스템 혹은 네트워크 보안이 외부해킹 시도를 전면에서 막는다면 DRM은 공략대상이라 할 수 있는 데이터 자체를 암호화함으로써 핵심정보 유출을 차단하는 것입니다. 최근 몇 년간 사이버테러 위험이 증가하면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분야입니다.
초기 파수닷컴은 MP3, 동영상 등 상업 콘텐츠 보안 분야, 즉 C-DRM에서 사업화를 모색했으나 썩 좋은 성과를 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기업 문서보안, 즉 E-DRM을 공략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이후 급속히 성장했고, 2006년 처음 흑자를 냈습니다.
앵커 : 지배구조는 어떻게 되나요?
기자 : 주주구성을 살펴보면 조규곤 대표가 26%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특수관계인까지 합하면 35%에 이릅니다. 5% 내외 주주로서는 2002년 투자했던 산은캐피탈이 5.5%의 지분율을, 우리사주조합이 4%의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나머지는 소액주주입니다.
상장 초기 차익실현 시도가 이뤄지는 이른바 ‘오버행 이슈’와 관련해 말씀을 드리자면 산은캐피탈이 지속적으로 보유주식을 매도하고 있으며 보호예수가 끝나는 올해 말 일부 주주들의 지분매각이 예상됩니다.
계열사 현황으로는 미국시장 공략을 위해 지사를 세웠습니다. 파수닷컴은 신성장동력으로서 해외시장 진출을 내세운 만큼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 사업 포트폴리오와 실적추이에 대한 설명 부탁합니다.
기자 : 사업 포트폴리오는 지난해 기준으로 E-DRM 71%, 유지관리 19%, C-DRM 6%, SW보안 4%로 구성돼 있습니다. 내수와 해외사업 비중은 각각 99%, 1%로서 전형적인 내수기업입니다.
지난 5년간 실적추이를 봤을 때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보안위협이 증가하면서 DRM에 대한 수요확장이 이뤄진 덕분입니다. 실제 고객사 숫자만 하더라도 2007년 243개에서 2013년 950개로 크게 늘었습니다.
올해 실적 가이던스로는 매출 25% 이상 증가, 영업이익률 20% 유지를 목표로 삼았습니다.
앵커 : 그렇다면 투자포인트는 무엇일까요.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로는 보안시장 성장에 의한 E-DRM 매출의 확대 가능성입니다.
최근 대형 개인정보 유출사고가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관련 법안이 강화되는 추세입니다. 그래서 데이터보안 적용대상 업체가 크게 늘어나 신규수요 창출은 물론 기존 고객 또한 재계약에 관한 니즈가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두 번째로는 해외시장 진출을 들 수 있습니다. 파수닷컴은 2012년 미국지사를 설립했으며 올해부터 진출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입니다. 이를 위해 대규모 투자는 물론 현지 IT전문가를 경영진으로 영입하는 등 현지채용에 나섰습니다.
미국은 전세계 보안산업 50%를 차지하고 있는 거대시장입니다. 미국에서 DRM 대신 DLP라는 대체재가 존재하는데요. 외부로 나가는 중요문서와 키워드를 모니터링 하는 기술입니다. 하지만 핵심정보 유출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기는 어려운 만큼 소수 레퍼런스만 만든다면 충분히 DRM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복안입니다.
앵커 : 또다른 모멘텀은 없나요?
그리고 SW보안에 대한 육성을 들 수 있습니다. 파수닷컴은 지난 몇년간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다양한 부문에 대한 투자를 실시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소프트웨어 개발보안 솔루션을 뜻하는 시큐어 코딩 분야에 진출을 했고 업계 최초로 CC인증이라고 해서 공공기관에 납품이 가능토록 하는 인증을 얻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창업 초기 접근했다가 실패한 C-DRM 분야에 다시 도전하기로 했습니다. 최근 스마트 디바이스 보급이 확대됨에 따라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으며, 자연스럽게 데이터 보안에 대한 필요성도 늘고 있습니다. 이에 전자책, 온라인교육 등 새롭게 성장하는 곳을 중심으로 제품을 공급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 리스크 요인은 없을까요?
물론 존재합니다. 첫 번째로는 보안산업 자체가 철저히 기업간 거래(B2B) 방식으로 이뤄져 정부정책 및 기업 투자방향에 따라 수요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파수닷컴의 경우 E-DRM에 매출 대부분이 집중돼 있는데요. 고객사가 직접 서비스를 한다면 타격이 불가피합니다. 대기업들은 SI 자회사를 통해 여러 번 시도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해외사업은 재무 건전성을 악화시킬 수 있는 요소입니다. 현지채용에 나서는 것을 봤을 때 상당 규모 투자금 집행을 계획하는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막연하게 장밋빛 전망을 제시할 수 없는 것은 보안 소프트웨어 회사가 미국에 진출해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마지막으로 C-DRM 분야 또한 불확실성이 많습니다. MP3, 동영상 등 수요 많은 멀티미디어를 서비스하는 업체 대부분은 자체 데이터보안 솔루션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큰 폭의 매출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 마지막으로 투자전략 제시해주세요.
투자자라면 모멘텀에 더 주목을 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파수닷컴은 E-DRM이라는 강력한 캐시카우를 갖고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성과 여부는 불확실하나 데이터 보안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분명합니다.
주가흐름을 보면 지난해 기업공개 당시 7000원대에서 공모가가 형성된 이후 상승세를 유지해 현재는 1만250원에 이르렀습니다. 올해 예상 주가수익비율은 16.4배로서 같은 보안회사인 윈스(9.1배)나 이글루시큐리티(9.8배)보다 높습니다.
추가로 보안주 대부분이 개인정보유출 사건과 맞물려 과열됐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면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고 앞서 언급한 오버행 이슈도 부담인데요.
따라서 긍정적인 시각을 갖고 지켜보되 보호예수가 풀리는 시점 신사업 성과를 확인하고 투자에 나서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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