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울 중구 다동 씨티은행 본점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있다. 씨티은행 노동조합은 지난달 22일 회사측을 상대로 낸 은행지점 폐쇄금지 가처분 신청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기각됨에 따라 이날부터 정시출퇴근 등으로 단계 파업에 들어갔다. ⓒNews1
[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한국씨티은행 노동조합이 대규모 지점폐쇄에 대한 반발로 단계적 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은행 영업점은 아직까지 큰 혼란 없이 조용한 분위기다.
하지만 노사간 갈등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아 신규상품 판매 거부, 업무시간 내 집회 등으로 파업이 본격화 될 경우에는 영업점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 노조가 부분파업에 들어간 이날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씨티은행 영업점은 대기 인원이 2~3명으로 평소와 같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었다.
앞서 씨티은행은 전체 점포중 30%에 이르는 56개 점포를 폐쇄할 것이라고 통보했고, 이에 반발한 노조는 지난달 말 노동조합원 3200명 가운데 91.6%가 쟁의행위 돌입에 찬성해 이날부터 단계적 파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씨티은행 노조는 전면 파업에 들어가기에 앞서 6개월 동안 총 4단계의 파업 계획을 마련했다.
먼저 ▲이날부터 돌입한 1단계는 정시 출·퇴근, 점심시간 엄수, 휴가 권장 등이며 ▲2단계는 예·적금과 대출·카드·펀드·보험 등 신규 상품 판매 거부 ▲3단계는 업무집중 시간 집회와 영업점별 순회 파업 등 게릴라성 부분 파업이다. ▲4단계는 전면 파업이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대다수 직원들이 업무 준비 차원에서 정해진 출근 시간보다 일찍 출근했었다"며 "오늘부터는 오전 8시50분에 정시 출근하고 오후 5시에 퇴근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시출퇴근 등은 내부 쟁의행위 수준이기 때문에 고객들이 체감할 만한 직접적인 불편은 없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파업의 수위가 올라갈 경우 고객 불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씨티은행 노조 관계자는 "상황을 지켜 본 다음에 영업점에서 예적금, 방카슈랑스, 카드 등 상품 판매를 거부하는 등 단체행동 수위를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임금단체협상과 지점 통폐합과 관련해 씨티은행 노사는 아직까지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사측이 최종적으로 2.8% 임금 인상 등의 안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사측이 추진 중인 대규모 지점 폐쇄를 중단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김영준 씨티은행 노조위원장은 "사측은 문 닫는 56개지점 직원들의 3분의2를 '잉여인력'으로 분류하고 있다"며 "인근 영업점으로 재배치하는 대신 희망퇴직 등을 통해 구조조정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측은 뚜렷한 입장 변화 없이 파업의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씨티은행 측은 "노조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나 대체인력 투입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검토된 바 없다"며 "노조가 쟁의행위에 돌입한다 하더라도 고객의 불편이 없도록 만반의 준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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